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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수리 감성돈 Nov 10. 2020

<누구나 한 번쯤 계단에서 울지> 내 얘긴가?

제목을 보고 지난 나의 직장 생활들이 기억나며 폭풍 공감 되었다. 일상의 에세이라면 술을 마시고 길거리에서 울어도 되고, 내 방에서 울어도 되지만 왜 우리는 계단에서 울었다는 것에 공감하게 될까. 처음에는 퇴사 독려하는 경험담이 담긴 책이라고 생각했다. 책을 읽을수록 작가의 직업, 일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왜 우리가 계단에서 울지만 흐르는 눈물을 닦고 직장 내 자리를 지키려고 하는 것인지 그런 끊임없는 질문들을 하는 모습 같았다.     


총 3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은 출근 후의 일을 다룬다. 2장 우리를 지탱해주는 놀이다. 3장은 내 직업인 잡지 에디터를 설명한다. 책의 흐름을 보고 2장의 내용이 굳이 필요한 것인가, 이 책은 직업과 사랑, 계단에서 운다는 의미를 포괄적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담은 것이구나 생각했다. 2장이 빠져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여러 가지 모습에서 이루어지는 모습, 꼭 직장만 아니라 일상의 모습도 나니까. 그것을 대변해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미움받을 수 있는 용기를 말하는 것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되짚어보면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고 살기란 힘들기도 하다. 거의 모든 사람이 누군가를 험담한다. 내 옆자리, 뒷자리, 앞자리에 앉아 웃어주던 선후배가 본인의 험담을 하기도 하고, 그 험담은 돌고 돌아 당사자에게까지 전해지기도 한다. 미움을 받는 용기도 필요하지만, 내가 왜 그 사람에 대해 험담을 하는지, 또한 되짚어 볼 기회라고 생각된다.     


작가는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며 진행한 여러 가지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무언가 계획하면 실천하는 삶을 보여준다. 디지털 노마드가 꿈이기는 했지만, 그것에서 주는 이점 뿐만 아니라 단점도 확실하게 알려준다. 시간을 정해놓고 일하지 않으면 일하는 것도 노는 것도 아니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스스스로 목표하고 이것저것 알아가는 작가의 모습은 본받을만 하고 따라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 많이 팔고, 너무 많이 산다“ 가구원 수는 점점 줄어드는데 냉장고는 왜 자꾸 커질까? 인터뷰했을 때 누군가의 말이라고 한다. 냉장고 하나로도 얼마나 많은 생태계가 파괴되는지, 자연스러움이 부자연스러운 시간으로 바뀌는지 알려준다. 작가는 또한 냉장고 없이 살아보기에 도전한다. 나라면 상상이 안된다. 레토르트 음식, 냉동음식을 주문해놓고 해동해서 먹는 입장에서 그것 없이 자연스러움에 도전한다는 것. 그 또한 큰 도전이라고 보았다. 아니면 더 자연스러운 것일까? 나의 얼마나 사적이고, 욕심적인 부분들이 냉장고를 채우고 있는지, 한번 열어서 살펴보고 싶어졌다.     


가장 진솔했던 부분은 작가와 어느 출판사 대표님의 이야기다. 모두다 베스트셀러가 될 수는 없지만, 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공식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중 하나가 SNS 팔로워라는 것에.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독자가 책을 고르는 우선순위가 SNS팔로워가 많고 적음의 차이라는 것. 호응도 일수도 있겠지만 안타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날 위해 나 스스로 산 책이 아니라, 베스트셀러라서, 또는 셀럽이 들고 나와서 책을 구입하고 읽지 않았던 것들을 또 얼마나 많은가 생각하며 나의 책 소비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퇴사 독려 에세이라고 생각했던 이 책에서 내 일상에 있어서 많은 부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는 기회를 가져다 주었다. 그리고 직장생활은 힘들지만 일에는 진심인 작가의 모습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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