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16일(목)-퇴사 후 16일
핸드폰이 요란스럽게 울린다.
‘음.. 백수라 알람 안 맞추고 자는데 무슨 일이람?’
전 직장 센터장님의 전화였다.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서 다급하게 전화를 받았다. 선생님 두 분 께서 차 한잔을 제안했다.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고 가끔 만나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대화를 하자고 했던 센터장님께서 했던 말씀이 생각났다.
전 직장이 도보 10분 거리에 있으면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우리 직장 쌤들만이 가능한 일이다. 동네 카페에서 셋이 만났고 커피를 두고 대화를 이어갔다. 센터 친구들 얘기, 장염인데 살 안 빠진다는 얘기 등 근황토크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다음주 수요일 점심식사를 기약하며 짧은 만남이 끝났다. 일은 그만뒀지만 선생님들과 앞으로 해 나가야 할 일은 많고 센터 친구들은 열심히 자라고 있다.
지난해 말 종영된 <동백꽃 필 무렵> 드라마. 거기에 등장한 의리있는 아주머니들을 ‘옹벤져스’라고 불렀다. 내게 기쁜 일, 슬픈 일, 때로는 별일 없어도 만남을 이어가는 무리가 있다. 센터 이름을 따서 나는 ‘풀꽃벤져스’라고 부르고 싶다. 이분들과 오래 함께 할 것 같다. 퇴사는 했지만 직장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또 하나의 결속된 무리가 만들어진 것 같아서 속이 든든하다.
이미 퇴사했지만, 지금도 난 감사드린다. 그곳에서 일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약 기한 채울 수 있도록 정성을 쏟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커피 한 잔 하자고 불러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글 멘트 하나 날릴게요)
올 겨울 유난히 양수리에는 눈이 안 내려요. 마음 따뜻한 우리 풀꽃 식구들이 있어서 눈이 오다가 녹나봐요. 허허-
(손 발 없어져서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