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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수리 감성돈 Dec 24. 2020

감성돈의 시선, <멜로가 체질> 밑줄 긋기(2)

제 7 화    

오늘 참 내가 좋아하는 소리 많이 듣네요.

-뭐가요?

늦잠으로 밀린 잠을 채운 토요일 늦은 아침,

세탁기를 돌리고, 다시 침대로.

한참을 뒹굴뒹굴

누워서 책도 좀 읽고. 구름 걷힌 하늘에 얼굴에 싹 닿아서 기분이 좋아요

그때 세탁기에서 슈베르트에 송어가 흘러나와죠

난 그 소리가 좋아요

자 이제 빨래를 널어야 하는데

햇살 닿은 이불이 스삭스삭 뽀송뽀송 기분이가 좋아 일어나기가 싫은데

택배왔어요. 나는 그 소리가 좋아요. 

간만에 인터넷 쇼핑으로 주문한 옷 사이즈가 딱 맞네요. 기분이가 더 좋아져

빨래를 널기로 합니다 .빨래를 다 널때쯤 꼬르르르르륵

난 그 소리가 좋아요. 

아, 뭘 먹을까. 해먹기는 귀찮고, 시켜먹기는 싫고.

에라 모르겠다 라면이나 끓여먹자 하는데.

밥 먹었어요? 그 목소리가 날 참 참... 좋더라구요. 

아니, 작가님 냉면 먹는 소리가 좋다구요. 호로록 호로록”    


-밑줄 그은 대사의 감성돈 시선

어쩌면 생활소음이라고 할 수도 있고, 세탁기부터 돌리는 하루에 짜증이 날 수도 있는데,

그러한 모든 것들을 좋아하는 소리로 표현하는 것이 좋았다. 비슷한 일상이지만, 

그 일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하루에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보여지는 아주 중요한 포인트!로 다가온다. 햇살 닿은 이불이 스삭스삭 뽀송뽀송 그 기분도 아주 잘 알고 있어서 좋았다.     


제 8 화    

어쩌면 상대를 모르는 것보다 나를 모르는게 더 파괴적으로 느껴지기도 해요.

쉬운 일은 아닌데. 죽을때까지 벌어지지 않을 수도 있는데.

감춰진 나를 스스로 본다는 게 어쩐지 좀 아파.”     


-밑줄 그은 대사의 감성돈 시선

나는 나를 잘 알고 있는가? 내가 화나 있는 상황은 그 상황에 대한 내 안의 감춰진 내 모습 때문일까.

상대방의 잘못이라고 여겨지는 화남 뿐일까. 감춰진 나를 스스로 보다는 게 어쩐지. 짠하고 아프다는 게 남일 같지 않더라.     


제 10 화    

“왜 이렇게 힘들려고 애쓰니. 그만해.

사랑하는 사람이랑 떨어져 있는거

스타니, 매니저니 그딴 생각하지마.

세상엔 대단한 사람 따로 없고 모자란 사람 따로 없어

심지어 내 눈엔 민준씨가 더 대단해보여

멋지고 위트있고 늠름하고 그 마음이 하루갈지 천년갈지 그것도 생각하지마

마음이 천년 갈 준비 되어 있어도

몸이 못 따라주는게 인간이야

시간 아깝다    


-밑줄 그은 대사의 감성돈 시선

평생 영원할 것처럼 말하지만. 따지고 보면 마음이 천년 갈 준비 되어 있어도, 

몸이 못 따라주는 게 인간이라니. 시간 아깝다는 것에 적극적 공감. 

고백을 망설이고 있는, 두근거리는 누군가가 있다면,

이 문장을 선물하고 싶다.     


제 11 화    

질투했어.

니 글에 내가 하지 못하는 것들이 수두룩해서

그렇다고 그게 뛰어나다는 건 아니야

너무 잘 되지는마, 망하지도 말고.

그래도 내 새끼였는데.

사수의 명예를 지키는 정도만 해.”    


-밑줄 그은 대사의 감성돈 시선

선배 작가가 후배 작가에게 하는 말. 선배 작가가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인정하고 질투했다고 말하는게 쉬운 게 아닌데. 그 어려운 일을 해낸 선배 작가가 멋있어졌다. 나도 저렇게 멋있게 나이들고 싶다는 생각.     


제 12 화    

“이유든 뭐든 상관없어요

마음이 담긴 눈물은 병을 만들고,

흘려보낸 눈물은 곧 증발해서 세상에 없는 것이되요.

지금 은정씨는 자연스럽게 흘려보낸거예요

보내야 할 것을 보낸거죠. 아무것도 아니예요”    

-밑줄 그은 대사의 감성돈 시선

눈물이 자연스러운 것임을. 보내야 할 것을 보낸 것임을.

차라리 눈물을 참았던 것이 보내야 할 것을 보내주지 못한 내 미련이였음을.

그런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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