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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수리 감성돈 Dec 30. 2020

2020년 감성돈의 기억할 일상, 기록될 일상

2020년 감성돈의 기억할 일상, 기록될 일상

     

매일, 매주, 매달 같은 날은 없기에

기억되고 기록될만한 일들은 많은 것 같다.

그 중에서 특히 기억나는 6가지를 정리해보았다.

     

1. 1년 이상 노메이크업


16개월 정도 화장을 하지 않았다. 스킨, 로션과 같은 기초 에센스와 썬크림 정도는 바르고자 노력했으나, 이 또한 바르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이 메이크업을 하다가 하지 않으면 피부가 좋아진다고 하는데 그런 얘기와 달리 나는 기미, 주근깨가 조금 더 늘어났다. 직장을 다니지 않으니, 뭔가 겉치레가 필요없었고, 시골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낯익은 분들의 맨 얼굴을 보고 나 또한 화장기 없는 내 모습으로 살고 싶어졌다. 언젠가 화장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몇 번은 하겠지만, 이제는 누군가를 위해, 보여지는 나를 위해 메이크업은 하지 않기로 했다. 또 하나의 꿈은 노브라로 사는 것. 겨울철은 두꺼운 점퍼를 입어서 가능하나, 그 밖에는....엣헴. 무튼 서서히 노력하고 싶다.

     

2. 1년 이상 119X, 응급실X, 공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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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 발작 1회도 일어나지 않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 공황발작 속에서도 119를 부르지 않고, 응급실을 가지 않고 스스로 해결했기에 의미있었다. 예기불안이 왔을 때 먹는 비상약이 따로 있다. 이 또한 힘들어서 먹었던 것은 10차례 미만인 듯 하다. 놀라운 나아짐이다. 물론 여러 가지 상황과 시국으로 인해 돌아다닐 일이나 모험 또는 직면할 일이 적어서 공황이 안 왔을 수도 있다. 어쨌든 지금을 칭찬하고 싶다.

     

한때는 119가 내 전용차량이라고 하며 농담식으로 말하던 적이 있다. 응급실을 가면서도 보호자를 찾지 않고 혼자 나아지기를 기다렸다가 수납하고 계산해서 집으로 돌아온 적이 있었다. 그 쓸쓸함과 씁쓸함이 2020년에는 없어서 좋았다. 매일 도전하는 느낌. 내가 하루를 살아가는 것. 그건 대단한 용기라는 것을. 난 알고 있다. 그렇게 또 나아가고자 한다.

     

3. 체중 변화 1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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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가장 불어난 체중에 놀라울 정도이다. 그런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1년 동안 체중에 변화가 없었다. 때로는 적게 먹고, 산책을 생활화해서 몸이 가볍게 느껴진 적도 있다. 상쾌한 쾌변의 기분으로 체중계에 올라선 적도 있다. 한편으로는 이 정도로 많이 먹는게 더 안 찌는 게 다행일수도 있다는 생각도 있다. 무튼 공황장애가 오면서 20kg 이상 불었고, 그 후로도 계속 살이 불었는데, 이번에는 멈추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내년이라고 덜 먹겠다고 다짐하기는 어렵다. 그저 조금 더 움직이기를. 즐거운 체중변화가 있기를 바래어 본다.

     

4.

공황장애 약 감약


공황장애 심했을때는 하루 3회 약을 복용했고, 이제는 취침 전 1회만 복용한다. 그리고 작년에 공황장애 약 감약을 도전했었다. 몇 주 동안 힘들었고, 예기불안과 몸이 힘들어서 결국 감약에 실패했다. 난 평생 이 약을 먹으며 살아야 하는 건가. 슬퍼지기도 했다. 2020년 내 컨디션이 제일 좋을 때 감약에 도전했고 며칠 힘들었지만 서서히 나아지는 것이 느껴졌고, 감약에 성공했다. 그리고 일상에도 변화가 생겼다. 늘 새벽 5~6시에 잠들고 낮 3~4시에 일어나는 게 다반사였다. 그런데 약 감약 후 밤 12시가 되면 무조건 누워서 이불을 덮고, 오전 9~10시 사이에 일어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꽤 대단한 변화다.

     

사람들이 말했다. 그동안 먹었던 약이 너무 독해서 너의 몸이 힘들었던 것 같다고. 이제야 몸이 조금씩 제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 같다고 말이다. 나도 이런 변화에 기뻐하고 있고, 3개월 정도 지속되는 중이다. 너무너무 감사함을 느낀다. 누구에게? 나에게.

     

5. 책 발간 <건강하게 흔들리고 있어>


세 번째 책을 발간했다. 20201월부터 브런치 작가가 되어서 일상을 기록했다. 큰 제목으로 백수의 100일 일기를 연재했다. 그것을 바탕으로 책을 냈다. 단순한 백수의 이야기, 노닥거림 같지만 그 안에서 본인과 닮은 부분을 발견하고 공감하고 미소짓게 된다. 첫 번째, 두 번째 책과 달리 삽화도 넣고, 공들인 책이다. 한번에 인기를 끌기는 어렵고, 차근차근 팔아볼 예정이다. 현재진행형

     

6. 호적 정리


... 남들은 모르지만 난 입양과 파양의 기록이 있다.

감성돈의 생애사도 책으로 내면 장편소설이 될 만큼 일이 많았다.

아무쪼록 36년 인생에서. 처음으로 내가 세대주. 호적상 독립을 이루었다.

     

2020년의 기록을 이 정도로 해보고자 한다.

크고 작은 일들은 많았으나, 아직 마무리 되지 않은. 결과물이 도착하지 않은 작업들이 있어서 말 꺼내기가 어렵다. 2021년에 마침표를 찍으면 말하는 것으로.

     

싸이월드 시절, 대학교 4학년 마칠 때 감정이 힘들었다. 4년 동안 오가던 대학교, 자주 보던 대학교 사람들과 헤어진다는 게 슬펐다. 그때 싸이월드 BGM으로 해 둔 곡이 기억난다.

연말이니까. 이 글의 BGM으로 그 곡을 소개해본다.

브라운 아이드 소울 오래도록 고맙도록

기억을 걷는 시간

이 곡으로 마무리하고,

2021년 첫 날에는 또 그 날의 BGM이 생각나겠지, 현실을 살아보자!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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