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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수리 감성돈 Jan 23. 2021

하루키 도전! <상실의 시대>; 노르웨이의 숲  

하루키님의 소설을 어려워한다. 완독한 책이 없고, 30페이지를 넘겨본 적이 없다. 그래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상실의 시대>를 읽기 시작했다. 이번에 책이 읽힌다면 하루키 소설 몇 편을 더 읽고, 그 다음에 파트리크 쥐스킨트 정주행을 하려고 한다.

    

지난번 <나의 아저씨> 드라마 몰아보기 한 이후로 며칠 몸이 무거워지고 쉽게 내 일상으로 나오기 힘들었다. 이 책 또한 그랬다. 책을 다 읽고 이틀동안 묵직하고 둔탁함이 느껴졌다. 책이 500페이지가 넘고, 그 장황한 내용을 접하다보니 내 스스로 감정을 정화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이 책은 청춘의 영원한 필독서라고 하던데, 나는 또 궁금해졌다. 청소년, 청춘의 성장소설은 있는데, 청년에 대한 필독서나 성장소설은 없을까? 이야기하기 나름인가. 내게 지금은 청년 필독서를 읽기 좋은 세대라고 생각하며. 


죽음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를 좀 지치게 했다. 예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단순하게 소설로 생각하고 말았을 텐데, 지금 읽다보니 내게도 죽음과 관계에 대한 것과 뒤틀림과 모순됨, 현실과 맞닿아 있는 것을 보고 한숨이 엄청 나왔다.    


소설을 이끄는 힘, 이야기를 푸는 하루키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먼가 마음속에 몽글몽글 남는데, 그 또한 시간의 힘으로 지나가기를 바란다. 그 시대의 청춘들도, 뭔가를 게워내고 싶다. 이제 하루키의 소설 한 권을 끝냈으니, 더 읽어보고 마음을 정리해보기로. 나만의 정의를 내려보도록. 쉽게 정리가 안된다.  엄청난 허기가 밀려오는 책이다.    


- 감성돈의 밑줄 긋기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데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고 싶었다.”    


“가장 중요한 건 서두르지 않는 거야. 이건 내가 하는 또 하나의 충고야. 서두르지 말 것.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꼬이고 또 꼬여도 절망적인 기분에 빠지거나 다급한 마음에 억지로 끌어내려 해서는 안 돼. 충분히 시간을 들인다는 생각을 갖고 하나하나 천천히 풀어나강만 해. 할 수 있겠어?”    


“비 냄새가 나”    


“나도 울고 싶을 때가 있어. 나을 가능성도 없는 사람을 잡아다 의사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머리를 열고 마음대로 주무르고, 그걸 몇 차례 반복하는 사이에 몸은 점점 더 나빠지고, 정신 상태도 이상해지고, 그런 걸 두 눈으로 오래 지켜보고 있어 봐, 견딜 수 없다고. 게다가 저축한 돈은 점점 줄어들고, 앞으로 삼 년 반 더 대학에 다닐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고, 언니도 이런 상태로는 결혼식도 못 할 거고”    


“일요일에 나는 태엽을 감지 않는다.”    


“네가 도쿄로 돌아가고 가을이 깊어졌어. 그래서 몸 안에 구멍이 뻥 뚫린 것 같은 이 기분이 네가 없는 탓인지 아니면 계절이 가져다준 것인지 얼마간은 알 수가 없었어”    


“자기가 나오코의 죽음에 대해 어떤 아픔을 느낀다면, 그 아픔을 남은 인생 동안 계속 느끼도록 해. 그리고 만약 배울 게 있다면 거기서 뭔가를 배우도록 하고. 하지만 그와 별개로 미도리와 둘이서 행복을 찾도록 해. 와타나베의 아픔은 미도리하고는 아무 관계도 없잖아. 그 사람한테 더 상처를 주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말거야. 그러니 괴롭겠지만 더 강해져. 더 성장해서 어른이 되는거야. 나는 네게 이 말을 해 주려고 그곳을 나와 일부러 여기까지 왔어. 먼 여정을 관 같은 기차를 타고 말이야” - 이 부분 참 사람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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