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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수리 감성돈 Jan 16. 2021

나를 쓰는 시간 <글을 쓰는 시간>

우선, 나의 인생 드라마 ‘연애시대’가 나오는 대목이 반갑게 느껴짐.    

 

처음 5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왈칵 눈물을 쏟았다.

마지막 장 몇 페이지를 남겨두고 또 왈칵 눈물을 쏟았다. 

내게 있던, 또 몇 가지는 지금도 남아있는 공황장애, 조울증, 해리성 장애가 떠올랐다. 

각자가 가진 우울의 모양은 다듬어지지 않은 돌멩이 같아서, 

뾰족하기도, 뭉특하기도, 아름답기도, 힘겹기도. 그것을 표현해내는 게 나와는 또다른 방식이라서. 그 글을 읽고 느끼는 내 마음도 다듬어지지 않는다.     


오늘 아버지와 통화를 했을 때 그런 말을 했다. 

감성돈: 아버지 요즘 답답해요. 내가 답답한 거예요? 세상이 답답한 거예요?

아버지: 세상이 답답한거야. 

감성돈: 그렇구나

뭔가 요즘의 쳐지는 기분과 일상은 세상 탓이였다. 내가 요즘 잠으로 도피하고, 잠을 많이 자고, 잠을 원하고, 어두워지는 밤을 기다리는 것은 세상 탓이구나. 그저 그런 기분이다. 내 기분에 대해서 솔직해질 수 있는 용기. 아니면 목소리 이 또한 글로 표현하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산책을 한다거나 표출하는 방식이 다르지만.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살아내고 있다는데 상당한 고마움을 느낀다. 이 책을 쓴 작가에게도 본인의 마음을 표현해줘서, 글쓰기가 저항이자 삶의 태도라는 것도. 내 마음도 조금은 자유로워진 듯 하다. 


예전 같았으면 내가 요새 세상이 답답하다고 하면, 사람들은 그랬다. “약 먹었니?” 나를 병적인 존재로만 보는 거니까 굉장히 더 깊게 마음 아팠다. 그러나 이제는 우울할 수도 있다. 기분이 그럴수도 있다. 인정해주고 받아들여주는 사람들이 고맙다. 그렇게 인정하는 내 스스로도 고맙고.    

 

또한 책에서 비거니즘과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상대방을 강요하지 않는다.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간혹 다른 책들을 읽다보면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내 마음과 달리, 내용을 보고 거부감을 느낄때도 있는데, 이 책은 그런 기분은 들지 않았다. 부담스럽지 않았다.       


세상의 흐름대로 내몰리지 않고, 내 흐름대로, 내 길을 가기를. 

대학생때는 왜 직장을 다니고, 9시 출근, 6시 퇴근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마음이 있던것인지. 막상 그렇게 살아보니, 다양한 삶의 모양은 달리 있음을 알게 되었고, 지금은 공황장애와 함께 살며 내 흐름대로 일상을 살아가는 법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적게 벌고 적게 쓰고 행복한 삶을 꿈꾸는 사람들도 있다. 자, 나는 이제 적게 버는 삶은 이루었으니, 적게 쓰고, 행복하기 위한 내 쪼대로 가보려고 한다.     

“아파도 괜찮다”    


-감성돈의 시선, 밑줄 긋기


“새, 새로 태어나 갇혀 산다. 비유 같기도 하고 더없이 현실 같기도 하다.”    

“해결하려 하지 말자. 그냥 복통 같은 거다. 잠시동안 우스은 뭔가를 찾아보면서 기다리자.”    

“자기 자신을 돌보는 것을 놓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울거나 분노하지 않고 이야기하는 힘을 갖기 위해서, 더 나은 영향력을 위해서 자신을 소진시켜서는 안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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