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수리 감성돈 Jun 19. 2021

동네에서 느끼는 커피부심. 매일 커피순례(길)를 떠난다

동네에서 느끼는 커피부심. 매일 커피순례(길)를 떠난다.   

   

이 동네에 이사온 지 5년이 되어간다.

매번 새로운 카페가 오픈하고, 또 문을 닫는다.

4층, 5층 건물 전체가 카페인 곳이 있고,

작은 공간에 테이블 단 두 개인 카페도 공존한다.    

  

이사온 후 몇 년 간은 분위기 좋은 곳,

커피값은 비싼 편이지만, 뭔가 멋있고, 사진 찍기 괜찮은 곳을 다녔다.

웬만큼 경치 좋은 곳도 다녀왔고, 새로 생긴 카페들도 늘 다녀왔다.

이제야 이 동네의 커피 마시기 좋은 뷰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커피가 맛있는 곳의 문을 더 두드리고 되었다.     

아래의 내용은 어제 다녀온 또 하나의 커피부심을 느끼게 한 커피 이야기다.


언젠가 이 동네도 경치보러 오는 것도 물론 좋지만, 커피 맛을 보고 싶어서 오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꽤... 행복해진다.     


6월 18일의 이야기.     

지난번에 아버지와 드라이브 하다가 옆 동네 문호리를 지나가게 되었다. 이웃님의 인스타를 보고 꽤나 가보고 싶은 카페가 생겼다. 그래서 다음에 이 곳에 오고 싶다고 지나치듯 아버지께 말씀드린 적이 있다. 오늘 잠깐 아버지께서 두물머리에 오셨다. 저녁식사 전, 지난번 가고 싶다고 했던 카페를 가자고 하신다. 그 말을 기억하고 계신 아버지께 감동~      


그렇게 차로 10분? 15분? 부릉~

반갑습니다. 에딧의 커피 스토리.

놀라운 광경! 아버지께서 처음으로 커피를 다 드셨다. 항상 카페에 가면 커피를 남기고 집에서 보이차로 입가심하셨다. 그러던 아버지께서 이 곳 커피를 다 드셨다. 게다가 커피 마시면 바로 일어나서 집에 가자고 하셨는데... 조금 더 있다가 가자고 천천히 마시라고 하셨다. 헐...    

 

더 중요한 건, 내 입맛에도 커피 맛이 너무 좋았다.


한 잔 마시고 돌아오기 아쉬워서 텀블러에도 모래커피를 한 잔 담아왔다.      

집에 돌아오는 길, 커피에 취해서 흥얼흥얼, 에헤라디야, 언제든 올 수 있다는 공간이 있다는 것. 커피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해 준 그곳에 감사해졌다.


동네에 유명한 빵집이 리뉴얼하여 커피와 빵을 먹을 수 있고, 월, 화요일은 문을 닫는 카페, 떡과 함께 커피를 팔고 새벽에 열고 일찍 문을 닫는 곳, 오후 6시 이전에 문을 닫는 카페...  나는 늘 그날 그날 커피순례를 떠난다. 일상이 여행처럼, 커피 한 잔에 우주를 껴안은 기분이다. 훗~ 너무 과장된 표현인가. 그렇다면 커피 맛 보러 오세요. 웰컴~


매거진의 이전글 찜~ 전봇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