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연애가 언제였더라.

by 양수리 감성돈

2020년 1월 27일(월) - 퇴사 후 27일

요즘 달달한 책을 읽고 있다. 연애, 멜로, 로맨스 분야에 약한 내가 그런 책을 찾아 읽는다는 것은 확실히 뭔가가 고픈 것이다. 사실 최근에 다음번 쓸 책 글감이 생각났다. 소설이고 로맨스이다. 그런데 내가 뭘 알아야지. 연애를 실전이 아니라 책으로 배운 나니까, 어쩌면 책으로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해본다.

마지막 연애가 언제였더라...3년전. 공황장애 발작을 일으키기 전이였던 것 같다. 공황장애가 본격적으로 발휘되면서 잠자리에서 문제를 일으켰다. 연인과 함께 하는 날, 숨이 가빠지고, 토할 것 같고, 머리가 어지러우며 불안과 공황 전조증상이 함께 올라왔다. 어느날부터 나는 잠자리를 좋아하지 않았고, 그런 관계가 지속될수록 점점 더 소통에 문제가 생기고 헤어졌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나는 신체가 아니라 정신적인 사랑을 꿈꿔왔다. 나도 힘들어서 택했던 미봉책이였다.


그 후로 공황도 활개를 치고 체중도 20kg 넘게 불면서 더 이상 연애도, 사랑도, 남자도, 그저 TV나 책으로만 접했다. 백수로 지내다보니 누구를 만날 자신도 없어져 소개를 받는 일도 뜸해졌다. 30대가 되면서 연애는 상대방과 결혼까지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언제나 어려움은 상대방이 아니라 내게 있었다. 모든 게 쉽지가 않았다. 더군다나 이제는 돈벌이를 못하니 연애란 그저 꿈같은 일이다.


주변 사람들이 가끔 묻고는 한다. 마지막 연애가 언제였냐고. 솔직히 말하면 3년전이 맞다. 그러나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물어봐도 언제나 내 대답은 3년전이라고 말할 것 같다. 너무 오래 연애를 안 하면 내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 같고, 남들이 나를 바라보는 쓸쓸함을 견뎌낼 자신이 없다.


중학교 3학년 친구가 나에게 웹툰을 하나 추천했다. 그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 중 한 명을 보고 내 생각이 났다고 했다. 그래서 친구가 말한 웹툰을 찾아서 봤다. 혼자 사는 여성은 나중에 생을 마감하는 장면이 나왔고 장례식장에 온 사람들은 ‘자식도, 남편도 없었대’ 이런 말하면서 끝나는 웹툰이였다. 너희들이 바라보는 나 혼자의 삶이 외롭고 고독해보였구나. 그 부분을 차라리 희망적으로 보았다. 모든 연애가 결혼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니까. 나는 언젠가 연애를 하고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그때를 위해 나 혼자서도 행복해지는 법을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말이다. 지금까지의 마지막 연애는 3년 전이였지만, 그것이 내게 끝이 아님을 나는 또 한번 생각을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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