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수리 감성돈 Aug 17. 2021

벌써 5년

2016년 8월 17일, 그러니까 두물머리에 살게 된 지 5년이 되는 날이다.

두물머리에서 둥지를 틀게 된 날,     


개방병동 2번, 폐쇄병동 2번 입원했던 2016년.

처음 공황발작이 시작되고, 스스로 몸을 해치게 되던 해.

사진들을 보면 항상 밝고 재미난 일들을 찾아 다니던 것 같은데,

그 해가 가장 힘들었다니...      

무튼 5년의 시간동안

해리성 장애도 사라지고,

조울증도 사라지고,

2019년에는 일도 다녔고, 아슬아슬-

책도 내고, 나라는 인생을 살고 있다.      


“일해서 돈 버는 것보다, 일하면서 병원비가 더 많이 들면,

일을 해야해요? 말아야 해요?” 

사람들에게 항상 웃픈 이야기로 내가 하는 말이다. 

이게 진심이다. 

내가 부러운 사람은 


돈 많은 사람도, 좋은 직장을 가진 사람도 아니다. 

건강한 사람. 

그걸 깨닫는 순간 주룩주룩 눈물을 흘렸다.      


그래도 다행인건,

난 내가 어떻게 하면 행복하고 즐거운지 안다는 것.

속상하고 우울감에 빠지더라도 스스로 컷! 할 줄 알게된 것.

배고프면 밥 먹고, 아프면 약 먹고, 졸릴 때 자고, 보고 싶으면 내 감정 숨기지 않고 그리워 한다는 것. 그게 스스로에게 감사한 일이다.     

 

앞으로 5년후의 삶? 혼자 나이 드는 삶? 당연히 걱정되지,

하지만 아직 오지 않은 불안보다,

이미 겪어본 불안에 대해서 대처하며 사는 것도 빡세다. 

어쨌든 사는 걸로. 살아보는 걸로. 사랑하려고 노력해보는 걸로.

에헤라디야~ 산책이나 가자. 뭐 또 그렇게 살아보는 걸로. 

어쨌든 내 인생.     

 

내 인생 두물머리 5년차, 

내 어깨 토닥여주기

내 머리 쓰다듬어주기

나를 위해 꽃 선물 하기.

그리고 또, 더, 살아보겠습니다. 오예~      


매거진의 이전글 이게 뭔소리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