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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수리 감성돈 Oct 18. 2021

꽃을 든 백수

꽃시장에서 우연히 만났던 헬리크리섬(종이꽃)

꽃잎이 종이 같다고 해서 종이꽃이라고 불리운다고 했다.

새로운 촉감도 신기하고, 꽃잎이 떨어질 때 분명한 존재감이 있어서 기분이 새로웠다.      

종이꽃이라는 이야기에 노는 데 진심인 백수 감성돈은

종이배와 종이학을 접었다. 이리저리 만들어서 사진 찍고, 아버지께 사진을 보냈다.

아버지는 내가 어릴 때 종이학을 많이 접었다고 했다. 

잠시후 전화 통화로 아버지께 물어봤다. 

“아버지, 제가 어렸을 때 종이학을 왜 많이 접었을까요?”

“네가 모친이 그리워서, 그립고 보고 싶은 마음에 생각하면서 하나하나 접은 것 같아”

..응??

“아버지, 그때 제가 좋아하는 남자가 있어서, 

잘 보이려고 종이학 천마리 접어서 선물하고 싶어서 그랬던건데요?”

“그래? 하하하하하-” 

나도, 아버지도 신나게 웃으며 전화통화를 마쳤다.      

그렇게 기분 좋은 일이 있고 나서, 바로 어제

봉금의 뜰에서 이 꽃을 다시 만났다. 우와~ 종이꽃~ 헬리크리섬!!

땅에서 자라나는 모습에 반가웠고, 엄청 아는 척을 했다.

농부님께서 꽃을 선물로 주셨다. 어머, 감사합니다. 

또 기분 좋은 일이 추가 되었다.     


백수가 꽃을 산다는 것은 어쩌면 사치일수도 있는데,

내가 아파서 누워만 있을 때 위로가 되어주고,

아버지와 지난 추억을 떠올리며 하하- 웃고,

농부님께 꽃선물도 받아 마음 뭉클해지고, 

더 많은 것을 누렸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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