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부터 굉장하다. 생각하고 싶어서 떠난 여행이라고 했는데,
여행지의 유명 관광지가 아니라 무언가 생각하게 만드는 글귀도 아니라,
시나몬 롤이라니...
아무쪼록 먹고, 걷고, 생각하고 싶어서 떠난 마스다 미리의 핀란드 여행책. 핀란드에 무엇이 있길래 3번이 떠났던 것일까. 정말 예상대로 시나몬 롤 때문일까? 싶었는데... 웬걸... 핀란드에는 맛있는 것들이 참으로 많다. 떠나서 보고 온 여행지나 풍경보다 어느 식당에서 무엇을 먹었고, 카페에서 어떤 것을 먹었는지, 조식, 브런치, 밤에 더 빛나고 맛있는 음식들이 기억에 남는다.
“당신의 창문에서는 뭐가 보이나요? -책 속에서
이 문장은 나 또한 타인에게 궁금했던 부분이다. 서울 광화문 한가운데에서 일할 때 점심 식사 후 양치질하며 창문으로 보이던 풍경은 집회 또는 커피를 든 사람들이 바삐 걸음을 움직이는 모습이다. 영등포에서 직장 다닐 때 보이던 회사 창의 모습은 건물, 또 건물, 그 반대편 보이지 않는 쪽에서는 대교와 벚꽃철에 벚꽃나들이 나온 사람들의 모습이였는데... 가끔 야근을 할 때 회사 옥상으로 올라가서 야경을 보면 여의도와 국회의사당. 뭔가 내가 멋져보였다. 그때도 자취하던 곳에서의 창문으로는 차와 소음들, 대로변이라서 소리가 시끄러워서 창문을 닫기 바빴고 암막 커튼을 치고 잠들기에 바빴다. 그러다가 양수리로 이사오면서 어디에서 보던지 창문에는 자연경치... 그때서야 알았다. 내가 있는 곳에 따라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이 다르다는 것. 지금 살아가는 이들은 잠시의 틈 속에 창문으로 무엇을 보고 지내는지... 막연히 혼자 떠올린 적이 있다. 어떠한 공감에 좋았던 부분
“얼마 있으면 나의 사십 대도 끝난다. 아버지를 떠나보낸 사십 대였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소중한 사람들을 잃을까. 그것은 슬픈 일이 틀림없다.
하지만 슬퍼도 꼬박꼬박 배는 고프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 가르쳐준 사실이다.”
마스다미리 책 중에 아버지와의 이별을 담은 책이 있다. 그 책을 보았기에 이별할때의 마스다미리의 감정을 조금은 안다. 공감은 아직 못한다. 내가 겪어보지 않은 슬픔을 이해하기는 어려운 일이기에... 그 시기를 보내고, 여행을 떠나고, 또다시 걷고 생각하고 쓰는... 내 입장에는 감사하다.
핀란드에서 크리스마스 마켓 다녀온 글 보고 박수를 쳤다. 아니, 그림 한 장으로 모든 것이 설명된다. 어두울수록 빛은 선명해지고 반짝반짝, 이런저런 마켓 구경을 하며 시간을 보내던 마스다 미리, 누군가 지나가던 사람들의 도넛 먹는 모습을 보고, 바로 좌로우로 고개를 바삐 움직이며, 도넛가게를 찾는다. 그리고 인생 도넛을 알게된다. 그리고 수록된 그림은 뒷 풍경은 분명 크리스마스 마켓인데 마스다미리는 도넛을 먹으며 너무 재미있다고 한다. 역시 사람은 다 똑같구나. 좋은 것을 보고, 사고, 입어도, 입이 즐거워야 재미있고 행복한거구나. 순간, 앞에 읽은 크리스마스 마켓 내용은 머릿속에 초기화되고 도넛만 생각났다. ...나만 그런가...하핫
그 외에 파수프 맛도 궁금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갓 구운 빵이 먹고 싶어졌다. 커피도 함께. 물론 내가 만든 수박무 피클도 함께이면 딱! 좋아~, 가볍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핀란드 반타시의 미르마키 교회 리드ㅁㅣ컬하게 매달린 조명이 빛의 음료 같다고 했다. 여행지에서의 낯선 풍경에서 다정하게, 재미나게 다가오는 모습들, 그렇게 나는 내 일상을 즐겨보는 것도 내 즐거움이지, 혼자 온화한 미소를 띄우며 오늘 독서일기는 여기까지!!!!!!
아참, 핀란드 크리스마스 마켓은 아니지만 양수리 시장 아니, 양수리 마켓에서 염통 4개, 닭꼬치 1개, 토스트랑 홍차 마시고 감성돈 기분 좋아서 행복한 마무리로 독서 일기 끝난 것 같은 기분. 허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