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30일(목) - 퇴사 후 30일
공황장애가 있는 나는 혼자 먼 거리 외출을 하고 오거나, 여행을 다녀오면 긴장과 불안이 심해져서 그 다음날이면 앓아 눕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불안도는 많이 낮아졌고, 컨디션 회복도 제법 빠른 속도로 되는 편이다. 어제 서울에 있는 병원을 다녀오고, 서점을 가서 시간을 보내서인지 오늘은 눈이 떠지지가 않았다. 온 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프고 후들거렸다. 잔떨림이 쉼없이 있다. 오전 11시 밥솥 보온을 예약해두었다. 증기배출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치~익’하며 소리가 날 때 자다가 깨고는 한다. 그러나 오늘은 그 소리조차 못 듣고 깊게 잠이 들었다. 원래 아플 때 잠을 통해서 스스로 치유하는 내 입장에서는 잠은 밥보다 소중하다. 이것도 20대때는 잠보다 밥이였는데, 이제 밥보다 잠이 좋아지는 때가 되었다. 그래도 직장다니는게 아니라서 괜찮아질때까지 푹 자고 나으면 된다는 안도감, 그리고 이 아픔을 혼자 이겨내는 동안 누군가에게 폐 끼치지는 일은 없겠구나. 생각하며 온전히 아픔을 느꼈다.
오후 5시 정도 눈을 떴다. 몸의 잔떨림은 있었지만 이 정도는 대수롭지 않다. 어제 문이 닫혀서 먹지 못한 떡볶이를 주문하러 갔다. 포장해서 집으로 오는데 반가운 택배가 1개, 2개, 3개가 있었다. 또다시 즐겁도다!
오늘부터 헬스장 등록하고 다니겠다고 관장님과 약속을 했었는데 새하얗게 잊고 있었다. TV보면서 떡볶이 먹다가 어느 배우 운동하는 것 보고 생각났다. 어차피 아직 결제 안 했으니까. 그 무엇보다 난 내 아픔이 더 신경쓰인다. 내일부터 가면 되지 뭐. 핑계대고 안 간 것도 아니고 하루종일 컨디션이 안 좋았으니까. 뉴스가 나왔다. 코로나 바이러스 국내 환자 6명 확진자를 알리고 있었다. 가뜩이나 공황장애로 불안이 있는 편인데, 더더욱 불안을 조장한다. 그렇다고 아예 뉴스를 안 볼수도 없는 노릇이고 은근히 스트레스 받는다.
아프면 돈이 든다. 3년전 공황장애로 몇 개월씩 입원했을 때 그 당시 들어둔 의료실비보험이 있었으나 공황장애는 해당사항이 없었다. 그래서 고스란히 몇 천만이 우습게 나갔다. 그나마 퇴직금과 적금, 아버지의 주머니를 통해서 비용을 충당할 수 있었다. 여러모로 예비하고 아프지 않도록 조심하자. 건강하지 않으면 돈 나가는 게 무섭다. 건강한 백수가 되어야지! 다짐하는 하루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