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12일(수)-백수 43일째
SNS를 돌아다니다가 몇 권의 책을 낸 사회복지사 한 분을 팔로우 하게 되었다. 나도 사회복지사로써 근무 했었기 때문에 어떻게 일을 하면서 책을 낼 수 있는지 대단하게 생각하며 그분의 피드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몇 개의 피드를 훅훅 훑어보다가 한 사진에 멈췄다. 그곳에 흰가운을 입고 있는 내 친구의 모습이 있었다. 대학원에서 만난 친구.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친구. 너는 계속 그 길을 가고 있구나. 생각하며 갑자기 눈물이 났다.
같이 대학원을 졸업하고 같은 시기에 취업했다. 그런데 넌 왜 계속 그 자리고, 난 왜 이러고 있지? 난 왜 아무데도 속해있지 않지? 나만 왜 공황장애가 왔지? 그깟 공황장애가 뭐라고 직장생활도 못 하고 이 꼴로 백수가 되었지? 다 게워냈다고 생각했는데 내 감정은 아직 직장이라는 찌꺼기를 남겨두고 있었다. 다른 친구들은 모두 결혼하고 애를 낳고 직장에 복귀했는데. 물론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다는 부분은 부럽지 않다. 내 선택이였으니까. 하지만 직장을 다닌다는 것은 무척이나 부러웠다. 참 신기하다. 직장 다니는 친구들은 백수인 내가 부럽다던데. 난 왜 너희가 부러운건지.
가족에게도, 주변 사람들에게 오늘 운 얘기를 할 수가 없다. 그분들도 내가 사회로 돌아가기를 바라니까. 나도 바란다. 아버지와 상의 끝에 몇 년 후에는 자영업을 꿈꾸고 있다. 그때가 되면 다시 마음이 달라지려나. 내게 놓여진 미션은 건강 회복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놓여져있다. 오늘 팔로우 했던 분은 조심스레 팔로우 취소를 눌렀다. 또다시 내 삶과 비교하며 나를 울릴 것 같아서. 그럴 필요는 없는 거니까.
울고 나면 머리가 아프다. 머리가 아프면 하루종일 고생이다. 나 스스로를 고생시킬 수 없으니 조금만 울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