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10일-나로 살기 70일째
공황장애가 오고 난 이후 아침에 하던 샤워를 저녁에 한다. 샤워를 하고 나서 숨이 차서 바디로션을 바르고 나서 누워서 몇 십분 정도 쉬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러다가 어제 갑자기 씻고 싶다는 생각에 낮 3시쯤 샤워를 했다. 샤워를 하고 집에서 쉬었으면 좋았을텐데, 곧바로 마스크를 쓰고 역류성 식도염 약을 지으러 병원에 갔다.
병원에 가는 내내 식은땀이 계속 났다. 그리고 샤워하고 숨 차는 느낌 반, 마스크 써서 숨 쉬기 답답한 느낌 반 가득 차서 뒷목이 싸늘하게 차가워지는 기분을 받았다. 그리고나서 바로 집에 오지 않고 동네 카페에 가서 커피를 한 잔 마셨다. 뭔가 컨디션이 돌아오는 기분이라서 별 생각없이 책을 두 시간 정도 읽었다. 그땐 이미 흘린 식은땀으로 등 뒤 옷이 흠뻑 젖어 있었다. 날도 별로 춥지 않아서 말린다는 기분으로 그냥 놔두었다.
얼마되지 않아 오한이 오기 시작했다. 콧물이 흐르고 머리가 띵하고 아팠다. 나 왜이러지? 집으로 돌아왔다. 난방을 최고로 틀고 수면 잠옷을 입고, 겨울 이불을 덮었다. 그래도 오한이 떠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결국 공황이 왔다. ‘아... 나에게 7년 된 친구. 공황이가 있었지’ 요새 깜빡하고 지냈다. 직장을 그만둔 것도 공황장애로 인한 몸의 컨디션을 회복하기 위함이였는데, 요새 백수 생활에 젖어 있어서 또 깜빡했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헬스장에 운동도 못 가고, 마스크가 답답해서 쓰고 나가서 산책도 못해서 몸을 돌보지 못했다. 나 편한데로 살다가 최근에 역류성 식도염과 방광염이 와서 약을 짓고 있었는데, 공황장애가 까꿍한 것이다. 공황이 오면 숨이 가빠지고 내 경우 한쪽 눈이 찡긋 거리며 입꼬리가 올라간다. 그리고 두통과 함께 과호흡이 온다. 혼자서 호흡에 집중하고, 생각을 다른데로 돌리려고 애쓰며 끙끙대며 늦은 밤, 새벽을 보냈다. 공황장애 짬밥이 있기에 비상약을 먹지 않고 공황을 이겨내고 간신히 잠을 이룰 수 있었다.
그렇게 힘들게 자고 맞이한 오늘. 아버지께서 오랜만에 오셔서 외식을 하러 밖에 나갔다. 외식하고 동네 산책을 하는데 또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기에 답답함이 찾아오고 뒷목이 쏴~해지는 기분이 왔다.
“아버지. 집으로 가요. 공황이 와요”
아버지와 함께 바로 집으로 왔다. 이마에 식은땀이 맺힌 것을 닦고 온 몸의 땀을 닦았다. 마스크를 쓰면 보통 사람도 숨쉬기 답답할텐데 ... 공황장애가 있는 나는 진짜 숨 넘어갈 것 같다. 오랜만에 내게 공황장애가 있음을 깨달았다. 당분간은 안정을 취하기 위해 바깥 출입은 자제하려고 한다. 공황이 한번 오면 며칠 동안은 몸을 추스르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
코로나가 꺼져버려야 하는 또다른 이유가 생겼다. 코로나가 내게 공황장애가 있음을 상기시켜줬다. 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