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틴전시 플랜과 일하는 자세
컨틴전시 플랜을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는 비상 계획을 가리키는 말'이라는 설명을 볼 수 있습니다. (출처 : 네이버 두산백과)
조금 더 부연하면,
Contingency란 '만일의 사태'란 의미로, 컨틴전시 플랜은 예상하지 못한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사전에 계획해 두는 위기대응 계획입니다. 물론 이 용어를 어디서 쓰느냐에 따라 그 중요성과 급박함의 규모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국가 경영의 관점에서는 전쟁이나, 국제 석유파동 또는 IMF 사태와 같은 대규모 경제 위기 등에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또, 지진/화산/홍수/화재 등 예측하고 대비하기 어려운 대규모 자연재해 등에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컨틴전시 플랜은 이런 예측 불가능한, 예상과 크게 다른 미래의 긴급 또는 위험 상황을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정해 그 대응 방안을 수립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이 장에서는 주로 기업의 사업상 발생할 수 있는 컨틴전시 상황과 그 계획을 수립하는 관점을 중심으로 얘기해 보겠습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경영 리스크 관리라는 표현으로 대체될 수도 있습니다.
컨틴전시 플랜을 수립하는데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를 꼽자면 첫 번째는 타이밍, 두 번째는 입체적 센싱입니다. 물론 용어의 성격과 쓰임 상 당연히 타이밍이 더 우선입니다.
타이밍(Timing). 타이밍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1. 선제성(Anticipative)
'어떤 일이 생기기 전에', '어떤 일을 하기에 앞서'의 의미를 가진 우리말의 '미리'에 해당합니다. 컨틴전시 플랜의 핵심은 '미리 준비하기'입니다. 어떤 계획도 그 쓰임을 위해 미리 준비하지 않는다면 컨틴전시 플랜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2. 적시성(Timeliness)
'필요한 시점, 시기'에 작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미리 준비된 무수한 계획도 정확한 시점에 작동되지 않는다면 다 불용합니다. 미리 준비하는 것도 기본적으로 중요하지만, 준비된 계획이 꼭 필요한 또는 가장 효과가 큰 시기에 작동되도록 관리하는 것은 미리 준비하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입체적 센싱(Sensing)
우리말과 영어가 결합된 구조라 조금 불편함이 있지만, 센싱이라는 뉘앙스를 살기기 위해 영어로 표현했습니다. 입체적 센싱은 타이밍과 함께 양립되어야 하는 컨틴전시 플랜의 중요한 속성입니다. 왜냐하면 미리, 그리고 실시간으로 상황을 감지하고 있어야만 필요한 시점을 정할 수 있고,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할 수 있고, 필요한 수준의 투입량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상황의 단면만을 보면 오히려 그 계획이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상황이 예상과 다르게 전개되면 초조해지고 조급해지는 게 일반적인 심리입니다. 경영과 전략의 의사결정도 심리입니다. 따라서 상황을 입체적으로 조망하고 그 조망을 토대로 상황을 인지하고 정도를 파악해야 합니다.
컨틴전시 플랜을 어떻게 수립하는가 하는 것은 사업의 영역이나 시장의 속성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그것의 모범적인 사례는 이것입니다라고 얘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또 긴급한 상황을 극복하거나 만회할 수 있는 기회 요인을 찾는 것이 경우에 따라서는 전략의 변화일 수도 있고, 전술적 보완을 통해서도 가능하기 때문에 이 역시 입체적 센싱을 하면서 준비하고 판단해야 할 문제입니다.
실제로 컨틴전시 플랜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전략적 통찰입니다. 이것은 전략을 수립하는 일반론과 같습니다.
지금 준비된 전략이나 계획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가? 또는 작동시켜야 하는 힘과 계획이 얼마나 잘 연동되어 있는가? 하는 것은 계획을 수립한 주체의 심리 속에 이미 어느 정도 자신감 유무가 존재합니다. 아마 목표를 정교하게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유의미성을 전략과 전술에 잘 담은 계획을 수립한 경우라면 컨틴전시 플랜도 꽤 입체적이고 전략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 계획조차도 목표와의 연결성이 부족하고 시장논리를 대응할 자신감이 부족하다면 컨틴전시 플랜도 부실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전략을 수립하는 주체가 얼마나 시장을 정견(正見) 하고 있고, 통찰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 컨틴전시 플랜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의도가 잘 살아있도록 계획이 수립되어 있다면 계획과 결과의 차이가 클 때도 비교적 당황하지 않고 상황을 주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도와 계획 자체가 허술하다면 컨틴전시 플랜도 소 뒷걸음치다 쥐 잡으려는 격이 될 수 있습니다.
컨틴전시 플랜을 수립하고 운영하는 관점에서 가장 불편한 경우는 '이제 분석하겠습니다!' 와 '그래서 원래 계획을 반대했어다!'라고 말하는 경우입니다. 두 경우 모두 업무나 과제에 대한 오너십(Ownership)이 부족한 경우입니다. 컨틴전시 플랜 이야말로 오너십의 기반 위에서 작동할 수 있는 프로세스입니다.
이제 분석하겠다는 경우는,
일을 숙제하듯 하는 경우입니다. 나의 절실함과 실천의지가 있는 경우라면 정도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상황을 거의 실시간 센싱 하게 됩니다. 그건 의지로 한다기 보다 본증처럼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을 숙제처럼 하는 경우는 가능한 일이 잘되어 컨틴전시 플랜이 작동될 필요가 없기를 바라는 경우입니다. 그 과제가 지나갔으면 하는 학생의 심리에 가깝습니다. 당연히 타이밍도 놓치고 시점에 따른 기회손실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계획 수립에 반대했다는 경우는,
함께 일하기 위험한 경우입니다. 기업 조직의 업무 프로세스 상에서 3자의 관조적 시각을 가진 사람입니다. 전장이라고 불릴 만큼 험난한 사업 현장에서 함께 의지하고 힘을 모아 일을 추진하는 전우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표현이 다소 극단적일 수 있습니다. 물론 미리 좋은 대안을 제시했으나 계급에, 집단주의에 제시된 대안이 거절될 수는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그나마 긍정적인 경우입니다. 하지만 사업 현장에서 계획 수립에 반대했다는 경우 대부분은 그저 따라가는 팔로워들의 핑계이거나 게으름과 무능의 항변인 경우가 많습니다.
위의 두 경우 모두 제대로 된 컨틴전시 플랜이 수립될 가능성도, 그것이 유의미하게 작동될 가능성도 매우 낮습니다. 컨틴전시 플랜은 Top-down된 지시에 의해서 준비되기도 하지만 제대로 준비되고 성능이 좋은 컨틴전시 플랜은 담당자의 자발적 의지와 준비에 의해 계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사업 현장에서 매번 컨틴전시 플랜이 필요한 경우에 직면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컨틴전시 플랜을 준비하고 작동시킨 경우가 얼마나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위험한 얘기지만 컨틴전시 플랜의 존재와 실효성은 그 조직의 일에 대한 오너십의 총량에 비례한다고 생각합니다. 컨틴전시 플랜의 프로세스야말로 진짜 일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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