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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사이트 SEO May 21. 2021

관계성과 고객가치를 높이는 메시지!

내게 보내는 메시지구나! 나를 아는 브랜드구나! 를 만드는 마케팅 메시지


마케팅 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KPI로 판매량(매출액, 회원 수, ARPU 등)과 브랜드 인지도가 있습니다. 판매량에 관련된 KPI는 대부분 정량적인 결과물론 성과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해석이 분명합니다. 반면, 브랜드 인지도는 마케팅 주체들의 KPI로 등장하는 당골 메뉴이긴 하지만 그 성과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해석이 불분명한 게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마케팅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과 관련 조직은 브랜드 인지도 또는 브랜드 자산의 무엇(선호도, 호감도, 충성도 등)을 여전히 KPI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지도(Recognition)를 많이 언급하고 사용합니다.


어떤 조직에서는 인지도에 대한 해석이 매우 넓습니다. 인지의 양, 인식의 정도, 선호와 호감에 대한 해석도 경우에 따라 인지도라고 표현합니다. 물론 인지라는 기반 하에서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인식, Perception), 상대적으로 호감을 많이 느끼는 인지인지(선호, Preference), 얼마나 그 호감이 지속되는 인지인지(충성, Loyalty)로 해석하는 경우에 그렇습니다.


인지가 중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알지 못하면 관심도 없고 탐색도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어떻게 아는가? 어떤 내용으로, 품질로, 이미지로 알게 되는가? 하는 것입니다. 바로 인지의 질입니다. 어떤 마케터는 이것을 구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쁘지만 않다면 어떤 연상으로 아는가 하는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 일단은 브랜드에 대해 들어본 사람이 많은 게 중요하다. 호감을 만드는 것은 그다음의 순서이다." 이렇게 말입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경쟁이 치열하고 소비자 선택이 어려운 시절에 꼭 그렇게 2단계 3단계의 인지활동을 해야 할까요? 한 번을 알리더라도 제대로 알리고 효율적으로 알리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데 정작 현장의 마케터들은 알리는 행위는 중요하지만 무엇을 알리는 것에 대한 고민은 상대적으로 덜한 것 같습니다.



인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만들어 주는 두 가지 키워드는 
'관계성'과 '기대 가치'입니다. 




관계성(Relevance)


관계성은, 나에게 보이는 저 브랜드가 나와 무슨 상관인가? 나와 어떤 영향 관계에 있는가?를 판단하게 하는 속성입니다. 나와 직접적이고 즉시적인 영향 관계에 있는 브랜드나 제품이라면 관계성이 높고, 그렇지 않다면 관계성이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관계성은 인지에 대한 의향과도 같습니다. 오는 주말에 단체 산행을 가야 하는 산행 경험이 없는 신입사원에게 아웃도어 브랜드는 급하게 인지해야 하는 영향력이 큰 브랜드가 됩니다. 산행의 난이도에 따라 아웃도어 기능도 신경 써야 하고 MZ 세대의 개성도 은근히 노출해야 하니까요. 반면,  대학생에게 실버타운 분양광고는 직접적인 관계를 엮어내기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관계성이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 대학생이 많이 늦둥이라서 연로한 아버지의 미래를 지금부터 대비해야 하는 걱정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요.


이런 관점에서, 마케팅 메시지가 살아서 전달되고 구매의향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첫 번째 조건은 관계성입니다. 혹자는 마케팅 메시지의 관계성이 매체의 타깃팅을 통해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물론 타깃팅은 인구통계적 속성과 라이프스타일 속성을 통해 대상과 계층을 좁혀주기 때문에 그 또한 관계성을 조준할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일반적인 매체 타깃팅은 의도한 수준까지 정교하게 타깃팅 하기가 어렵습니다. 연령이나 지역, 많이 활용하는 매체의 인근에 산탄총을 쏘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관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대상 고객의 Usage와 Attitude를 고려하여 언어적 표현으로 관계인식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마치 내가(브랜드가) 당신(타깃 고객)을 좀 알아서 하는 말인데....라는 인식이 형성되는 수준으로 말입니다. 즉, 타깃 오디언스(Target Audience)가 느끼기에 수신된 마케팅 메시지가 마치 본인만을 위한 1:1 맞춤 메시지로 느낄 수 있다면 최고의 관계성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A 카피 '여름용 아웃도어 신제품 컬렉션을 출시했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다양한 티셔츠를 골라보세요!' 

B 카피 '여름에도 주말마다 산행을 즐기는 프로 등산러인 당신을 위한 티셔츠가 출시됐습니다!' 


위의 두 메시지는 그 가치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A 카피는 잠재 소비자 계층을 폭넓게 두드리는 메시지입니다. 경우에 따라 넓은 계층을 타깃 한다는 측면에서 고 효율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B 카피 보다 구매의향 또는 실 구매율을 만드는 영향력이 훨씬 떨어집니다. 바로 관계성이 모호한 메시지이기 때문입니다. B 카피는 무더운 여름에도 가능한 정기적인 등산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아 나에게 하는 말이구나!'라는 생각을 만들어 주는 메시지의 예시입니다. 결국 관계성은 개인화된 메시지 또는 마이크로 타깃을 위한 메시지여야 합니다. 





기대 가치 (Anticipated Value)



기대 가치, 고객이 기대하는 가치입니다. 좀 더 직접적으로는 고객이 영향을 느끼는 효익(Benefit)에 가깝습니다. 가치와 효익을 특정하여 구분하는 것이 애매할 수도 있지만 꼭 구분을 해야 한다면, 좀 더 넓은 수준과 범위의 의미를 가치로, 좁고 직접적인 의미를 효익으로 구분하겠습니다. 


앞의 관계성(Relevance)은 메시지의 대상이 누구인가?에 대한 속성이라면, 제공하는 효익은 메시지의 대상이 원하는 효익을 얼마나 명확히 제시하는가?에 대한 속성입니다. 우선 앞의 관계성 예시의 B 카피에서 관계성 맞춤 타깃은 프로 등산러이고, 상황의 TPO는 여름에도 정기 등산을 하는 경우 입어야 하는 아웃도어 의류입니다. B와 같은 카피의 메시징을 통해 실제 프로 등산러 또는 미래의 프로 등산러의 주목(인지)을 확보했다고 가정을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프로 등산러가 예상하는 TPO에 가장 핵심적인 가치 또는 효익은 무엇일까요?  물론 이 경우에는 좀 더 넓은 가치 세그먼테이션이 필요합니다. 간단한 예로, 아웃도어 기능성에 민감한지, 가성비와 같은 가격에 민감한지, 여름에도 패션이 중요해서 뷰티 또는 과시적 가치에 민감한지의 가정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브랜드가 추구하는 정체성적 가치도 통합되어야 합니다.


프로 등산러에게 정기적인 여름 산행의 즐거움을 제안하는 브랜드라는 관점에서 해당 브랜드는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이고 선진화된 기술과 높은 기능성에 장점이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런 경우 브랜드가 제언해야 하는 핵심 가치는 여름 비교적 난이도 있는 등산 활동에 큰 도움이 되는 기능성을 핵심 메시지로 전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땀을 잘 흡수하고 빨리 마르는 '흡한속건' 기능이 있습니다. 또 여름엔 땀이 많이 흐르고 체력 소모가 많기 때문에 '가벼움' 또한 매우 중요한 기능적 효익입니다. 또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UV 차단 기능, 냉감(Cool) 소재, 매시 소재 및 통풍 기능 등이 있습니다. 해당 브랜드는 이런 기능성 효익과 기술 중에서 당초 브랜드 정체성이 추구하는 가치와 타깃 고객의 이용 행태를 고려한 메시징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브랜드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했거나 전용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고 기능성의 흡한속건 소재가 경쟁력이 있고 타깃의 Usage 상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이 크다면 해당 소재와 기능을 핵심 효익과 RTB(Reason To Believe) 요인으로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머무르면 안 됩니다. 대부분의 아웃도어 브랜드는 아웃도어 정통성을 기반으로 테크니컬 리더십(Technical Leadership)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누구나 얘기하는 여름의 당골 메뉴인 '흡한속건' 과 '가벼움'을 얘기하는 건 뻔한 얘기일 수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어떤 소재라서, 얼마나 실제로 빠르고 가벼운지에 대한 정량적이고 이성적인 부연 설명과 메시지의 전달 또한 필요합니다.





사실 관계성과 핵심 효익(기대 가치)이 효율적인 인지를 만든다는 사실은 다들 아는 얘기입니다. 물론 알지만 그렇게 실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현하지 못하는 경우 왜 그런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수로 그런 과정을 거치치 않거나 쉽게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알지만 못하는 경우의 대부분은 유의미한 관계성을 만들고 통찰력 있는 핵심 효익을 발굴할 수 있는 수준의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연구와 분석이 부족한 이유가 더 많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시장과 소비자를 알기 위해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지만 정작 분석과 활용에서 어떤 관점에서 어떤 의미로 해석하고 인사이트를 찾아야 하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더 큰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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