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고 3개월 출산휴가와 9개월 육아휴직을 한 후, 복직하기 전, 우리 가족에게가장 큰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이사
이사라는 건 우리의 삶의 공간적 좌표가 변경된다는 것을 뜻했고, 여전히 그대로 자리 잡고 있는 우리 부부의 일터로부터 더 멀어짐을 의미했다. 더 멀어짐을 선택했던 건 덜컥 청약 당첨되어 새 집에 들어갈 기회가 생긴 우리 부부의 결정이었다. 누구도 강제하지 않았고, 필수 거주기간이 없어 사실 이사 가지 않아도 되었음에도, 그럼에도 우리 부부는 운전대를 잡는 시간과 대중교통에 머무는 시간에 더 할애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의 과정에서는 누군가는, 왜? 그렇게 비효율적인 삶을 사는지? 답답해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렇게 다닐 수 있겠는지? 우려의 목소리로 걱정해 준 사람도 있었다. 왜?라는 물음에 당연히, 우리 부부도 답해야 했고, 어떤 측면이든 그게 더 우리 가족에겐 나은 결과였어야 했다. 우리 가족에게 주어진 객관적인 정보는 이러했다.
객관적으로 두 가지 선택지 중 어떤 것을 선택해도 아주 흡족할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누군가에게는 정말 최악의 선택지일 수 있다. 어찌 됐든, 우리는 양가 부모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기에 이사를 결심하기 앞서, 남편과도 충분히 전담 육아와 등원, 하원을 케어할 수 있는 현실적인 의견을 나누었다. 12개월의 아이에게도 "무엇이 좋은 걸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물론 고민이 많았다.
여기에 적어둔 객관적인 정보 외에,엄마로서의 나는 아이가 지낼 집의 환경도 무척이나 신경 쓰였고, 이제 막 걸음마를 하고 활동반경이 넓어진 아이에게도 가정의 쾌적한 환경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또 코로나19 펜더믹으로 외식을 전혀 하지 않았던 우리 가족이 집에서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식탁, 다이닝 공간도 원했다. 저층 서향집에서 1년 육아를 하며 하루 일과 중 거의 햇빛을 보지 못했던 나는 집에서의 생활이 무언가 답답했고, 탁 트인 곳에서 살고 싶었다. 마침 우리의 신축 아파트는 고층, 뻥뷰(창밖으로 시야가 뚫려있는)였기에, 쾌적한 새 집에 대한 열망이 강해졌던 시기이기도 했다.
사전 점검 당시 멍~ 뷰 감상
또 한편으로 걱정스러운 부분은 복직을 앞두고 1년 만에 다시 업무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세 번째 선택지로 두 부부의 회사 근처로 더 가까이 이사 가는 것을 고려하기엔, 우리 가족이 포기해야 하는 집의 컨디션이나 삶의 만족도 측면에서 확신을 가질 수 없었다. 남편은 물론 직장에 가까워지는 것이 좋다는 것에 동의했지만 우리가 가진 선택지를 제쳐두고, 서울에 가까운 곳 교통이 다소 좋지 않은 빌라 또는 30년 넘은 아파트정도로 선택해야 했다. 통근 시간을 일부 줄이려고 또 다른 선택지로 고민해야한다는 것은 충분히 설득되지 않았다. 엄마인 나도 충분히 확신을 갖지 못했고, 새 집에 더 들어가고 싶었다. 그렇게입주시기는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