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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나다라봉 Apr 27. 2024

[라] 엄마의 복직, 왕복 4시간 출퇴근 결심

이사하며, 복직하며 두 마리 아니 세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요?

아이를 낳고 3개월 출산휴가와 9개월 육아휴직을 한 후, 복직하기 전, 우리 가족에게 가장 큰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이사


이사라는 건 우리의 삶의 공간적 좌표가 변경된다는 것을 뜻했고, 여전히 그대로 자리 잡고 있는 우리 부부의 일터로부터 더 멀어짐을 의미했다. 더 멀어짐을 선택했던 건 덜컥 청약 당첨되어 새 집에 들어갈 기회가 생긴 우리 부부의 결정이었다. 누구도 강제하지 않았고, 필수 거주기간이 없어 사실 이사 가지 않아도 되었음에도, 그럼에도 우리 부부는 운전대를 잡는 시간과 대중교통에 머무는 시간에 더 할애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의 과정에서는 누군가는, 왜? 그렇게 비효율적인 삶을 사는지? 답답해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렇게 다닐 수 있겠는지? 우려의 목소리로 걱정해 준 사람도 있었다. 왜?라는 물음에 당연히, 우리 부부도 답해야 했고, 어떤 측면이든 그게 더 우리 가족에겐 나은 결과였어야 했다. 우리 가족에게 주어진 객관적인 정보는 이러했다.


<기존 집>

1. 10평대 1 베이 복도형 25년 된 구축 아파트 서향 저층 전셋집 (대출 1억)

2. 부부의 통근거리 편도:  아빠 3km, 엄마 35km(대중교통 1시간 20분)  

3. 양가 부모님 집과의 거리: 27km 

(*양가 부모님 집으로부터 통근거리: 아빠 30km, 엄마 44km)

4. 어린이집 거리: 옆 동


<이사 갈 집>

1. 30평대 4 베이 판상형 신축 아파트 동남향 고층 자가 (대출 3억)

2. 부부의 통근거리 편도:  아빠 24km(자차 40분), 엄마 54km(대중교통 1시간 50분)

3. 양가 부모님 집과의 거리: 38km

(*양가 부모님 집으로부터 통근거리: 아빠 30km, 엄마 44km)

4. 어린이집 거리: 옆 아파트 단지 (1km)


객관적으로 두 가지 선택지 중 어떤 것을 선택해도 아주 흡족할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누군가에게는 정말 최악의 선택지일 수 있다. 어찌 됐든, 우리는 양가 부모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기에 이사를 결심하기 앞서, 남편과도 충분히 전담 육아와 등원, 하원을 케어할 수 있는 현실적인 의견을 나누었다. 12개월의 아이에게도 "무엇이 좋은 걸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물론 고민이 많았다.


여기에 적어둔 객관적인 정보 외에, 엄마로서의 나는 아이가 지낼 집의 환경도 무척이나 신경 쓰였고, 이제 막 걸음마를 하고 활동반경이 넓어진 아이에게도 가정의 쾌적한 환경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또 코로나19 펜더믹으로 외식을 전혀 하지 않았던 우리 가족이 집에서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식탁, 다이닝 공간도 원했다. 저층 서향집에서 1년 육아를 하며 하루 일과 중 거의 햇빛을 보지 못했던 나는 집에서의 생활이 무언가 답답했고, 탁 트인 곳에서 살고 싶었다. 마침 우리의 신축 아파트는 고층, 뻥뷰(창밖으로 시야가 뚫려있는)였기에, 쾌적한 새 집에 대한 열망이 강해졌던 시기이기도 했다.


사전 점검 당시 멍~ 뷰 감상


또 한편으로 걱정스러운 부분은 복직을 앞두고 1년 만에 다시 업무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 세 번째 선택지로 두 부부의 회사 근처로 더 가까이 이사 가는 것을 고려하기엔, 우리 가족이 포기해야 하는 집의 컨디션이나 삶의 만족도 측면에서 확신을 가질 수 없었다. 남편은 물론 직장에 가까워지는 것이 좋다는 것에 동의했지만 우리가 가진 선택지를 제쳐두고, 서울에 가까운 곳 교통이 다소 좋지 않은 빌라 또는 30년 넘은 아파트 정도로 선택해야 했다. 통근 시간을 일부 줄이려고  다른 선택지로 고민해야한다는 것은 충분히 설득되지 않았다. 엄마인 나도 충분히 확신을 갖지 못했고, 새 집에 더 들어가고 싶었다. 그렇게 입주시기는 다가왔다.

이사 준비에 열심히었다.. 그러니 세 번째 선택지는 생각도 안함...(^^;;)



2021년 5월, 

우리는 신축 아파트에 입주했고

엄마는 왕복 4시간 거리의 회사에
휴직 1년 만에 복직을 했다.

그렇게 '워킹부부'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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