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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나다라봉 Mar 19. 2024

맞벌이는 어떻게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는 것일까?

유치원 하원을 위한 또 다른 사이클이 필요하다.

아이 유치원 하원을 맡았던 지난날. 생각 보다 더 기운 없는 아이를 마주하니 생각이 많아졌다. 오후 3시에 간식을 먹고 시간이 지나 배가 고프기도 했을 거고, 친구들이 가는 모습을 계속 봐야 하는 게 좋은 일은 아니었을 거다.


유치원을 결정할 때, 고려했던 것은 6시 반~7시까지 봐줄 수 있는 곳, 더불어 아이들이 많은 환경이길 바랐다. 저녁 9시까지 봐주는 학원 통합형 유치원도 있었고, 다양한 특성화 유치원이 있었는데, 대부분은 4시 30분 정도면 교육이 끝나는 듯했다. 선택한 곳은 재원하고 있는 아이가 300명 정도 있는 꽤 규모 사립유치원으로, 7시까지 야간 돌봄이 가능하다.  야간 보육을 신청할 친구들이 있을 거라 예상하며 결정했다. 입학 전에 선생님에게 문의했을 때에도 20-30명 정도는 야간 연장을 신청한다고 했으니 적어도 한 반정도는 남아있겠지 싶었다. 그런데 2주 차, 유치원 적응기라서 그런 걸까? 생각보다 더 아이들이 없었다.


최근 아이가 이야기했던 말도 떠오른다.

"○○이는 태권도 가방을 들고 와, 태권도 버스도 타고 갈 수 있어!" 하필 또 그 돌봄 교실이 주 출입구 맞은편이라 300여 명의 친구들이 나가는 것을 다 보았을 거다. 차례차례 줄을 서서 노란 버스를 타는 것을 보았을 테고, 누구는 태권도 관장님이 오셔서 데리고 가는 것도 보았던 것 같다. 차량이 한 차례 돌고 나면 개별 하원이었으니 누구 엄마, 누구 아빠, 누구 할머니가 올 때마다 친구들이 가는 모습을 보았겠지 싶고.


어린이집에서도 늦은 하원을 종종 했지만 그땐, 전체 20명 중 5명 이상이 아이와 하원시간대까지 같이 있었고, 저녁도 같이 먹고 선생님 두 분이 오롯이 아이들을 봐주었기에 안심이 되었는데, 유치원은 또 다르다. 확연히 그 분위기가 다름을 느낀다. 아이들이 정말 많은데 그중에서도 우리 아이가 종종 꼴찌라는 것은 엄마인 나도 예상하지 못했다.


남편에게 하원 때의 경험과 내 마음을 전했다. 그동안 남편은 홀로 하원하며 느꼈을 그 마음을 나는 이제 느낀 거다.

"아니, 일하는 부모들도 있을 텐데, 어떻게 하원을 빨리하는 걸까? 그 시간에 아이들이 다 어디 가는 거지?"  우리도 나름 유치원 시간에 맞춘다고 맞췄는데도,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그래서 하원도우미를 구하는 글이 많이 보였던 것 같기도 하고... 여하튼, 상황 파악했으니 어떻게 할지 다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필요했다. 첫 주에는 그래도 저녁 돌봄시간에 아이들이 있었는데 2주 차에는 더 없었다고 하니,  다들 학원에 가는 것일까 싶다. '학원, 그래 학원 갈 수 있지.' 5세 아이에게 학원은 좀 이른 것 같았는데, 아이도 태권도 가는 친구를 보더니 가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보내면 곧잘 다니겠지 싶고, 가게 되면 저녁 간식도 챙겨주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고려가 되어야겠다.


우선, 유치원 상담 전화로 유치원에 들어오는 학원 차량을 문의했다. 아이들이 보통 어디로 가는지 물어보고 비교적 많이 움직이는 시간에 보내야겠다 싶었다. 일단, 태권도가 압도적이고 6세, 7세로 올라가면 수영, 미술 등 다양하게 추가되는 듯하다.  유치원에서는 요일별로 다르게 세팅해도 가능하다고는 했으니 더 나은 방향을 찾아보자.


뭐랄까. 이 고민 그리고 선택이 등 떠밀려 되지 않길 바란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그런 선택도 아니었으면 한다. 아이에게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고, 우리 가족에게는 더 나은 생활을 위한 시도였으면 좋겠다. 부디. 이왕이면 더 나은 환경에서 아이가 하루를 보내고 마무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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