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되었다. 유치원에 가지 않는 날엔 유독 아이는 일찍 일어나 엄마를 깨운다. 평일엔 부모가 아이를 깨우고, 주말엔 아이가 엄마를 깨우고...(ㅎ) 아침마다 일어나기 힘든 건 엄마도 마찬가지인지라 아이가 깨우는데 한참을 못 일어난다. 7시 반쯤 눈떠서 좀비처럼 아이를 따라다니다가 "엄마, 조금만 더 잘게." 이야기를 하고 잠에 들었다. 그리고 눈떠보니 10시였는데 사부작사부작 아이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갈 동안 혼자 놀고 있었다니 기특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배도 고팠을 텐데 싶어서 얼른 일어났다.
나도 어릴 적 생각해 보면, 주말에 엄마아빠는 자고 있었고 오전에 하는 만화 프로그램을 보곤 했었다. 주말엔 또 그게 제맛이지! 그 프로그램 시간대가 정말 꽤 괜찮고 필요한 시간이었구나 싶다.(ㅎ)
오늘은 아이와 놀이공원에 가기로 한 날이다. 오후 입장할 예정이라 시간은 여유롭다. 아침 겸 점심을 김밥으로 해결하고 도시락을 싸기로 했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만 만들었는데, 단무지가 없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사실 단무지 없어도 맛있다.
냉장고 털어 김밥 싸기
'김밥'은 무언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해 준 소재여서 이야기를 잠깐 더해보면, 김밥은 준비할 것도 많고 어려운 음식이라고 생각했었다. 출근 준비하며 아침에 김밥 싸는 건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아이 소풍 도시락으로 아침에 김밥 싸기를 시도하면서, '가능한 일이네' 싶기도 했다. 김과 밥만 있으면 김밥이고 재료 하나씩만 넣어도 정말 맛있다는 것! 그리고 아이도 정말 좋아하고 잘 먹는다는 것을 알게 되니 후딱 언제든 말아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된 것이다. (ㅎ)나도 이제 진짜 엄마가 된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아이도 김밥을 싸는 날은 어딘가 소풍 가는 날로 생각해서 더 신나는 듯했다.오늘도 그런 날이다. 아침부터 김밥을 싸니 남편도 아이도 참 좋아한다. 김밥으로 든든히 배를 채우고 놀이공원으로 출발!
성인이 되어 처음 온 서울랜드! 학창 시절 때 온 기억만 있는 서울랜드다. 오랜만에 오니 생각보다 더 아이들이 즐길 거리가 많더라! 키 80cm만 넘으면 보호자 동반으로 탈 수 있는 것이 꽤 많으니 지금 딱 즐기기 좋다. 캐릭터 IP를 기반으로 한 시설도 많아서 아이도 좋아했다. 아! 아이는 아빠랑 둘이 온 적이 있어서 이미 타본 놀이기구를 기억하고 또 타자고 하더라. 같이 롤러코스터도 탔는데, 아이들 타는 롤러코스터인데도 꽤 빠르더라. 그리고 같이 타고 싶었던 급류 타기(후룸라이드)까지! 5살 정도 되니 아이랑 같이 할 수 있는 게 많아져서 정말 좋다!
후룸라이드 대기 중!
오후에 입장하고 다섯 개 정도 타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날씨도 좋고 주말인데도 생각보다 붐비지 않아서 딱 좋다! 후룸라이드는 아이에겐 무서울 것 같았는데 (ㅎ) 역시 급류 타고 내려오며 토끼눈이 된 아이를 보니 정말 귀엽다.내려오자마자 아이는 "엄마! 이거 너무 빠르잖아!"라고 ㅎㅎ 당황한 눈치였다. 놀이기구 같이 타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남겨두니 정말 생생하다. 나도 오랜만에 깔깔거리면서 신나게 즐긴 것 같다.
저녁까지 즐겼다. 화려한 조명과 음악이 함께하니 마치 멀리 여행 온 느낌이 들었다. 아이와 함께라면 굳이 유명한 테마파크가 아니어도 즐길 수 있다. 하나하나씩 도장 깨기 하며 즐거운 일들로 채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