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시간이 흘러가는 게 또 아쉽다. 이 생활을 계속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안타깝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전처럼 돌아가진 않을 것이다.
여러 가지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 여하튼 더 나은방향으로 살자고 하는 거니까. 그 시간을 오롯이 잘 보내려고 노력 중이다.
첫 번째, 4월 한 달 동안 본의 아니게 재택근무를 실험했다. 아이를 케어하며 일할 수 있음에 좋지만, 회사는 사무실 근무 중심이라 나 홀로 재택근무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소통하는시간대도, 아이 하원하는 시간에 논의할 안건들이 올라온다거나, 체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대면 소통이 아니다 보니, 글로 내 의사를 전달해야 했는데... 아무래도 좀 더 공들여 글을 써야 했다. 즉각적인 반응을 볼 수 없으니 말이다.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재택근무는 이쯤으로 하자. 나의 필요에 의해서 시작했지만 사실 쉽진 않았다. 울며 겨자 먹기랄까.
두 번째, 아이가 오롯이 또래와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 어린이집 3년을 다녔지만 등원과 하원하며 아이가 누구와 어떻게 지내는지 전혀 보지 못해서 어떤 생활을 하는지 도통 알 수 없었는데, 유치원 등원 차량을 이용하고 태권도 학원차량으로 하원하니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친구들의 행동에 어떻게 반응하고, 어떻게 활동하는지도 알게 되고, 어떤 친구랑 신나게 노는지도 알 수 있다. 요즘 태권도를 함께 다니는 형 1명과 친구 1명과 친하다. 놀이터에서 1시간 그 이상을 놀아야 집에 들어간다. 친구 1명은 같은 유치원, 다른 반 친구라 태권도 가는 버스부터 같이 타고, 형 1명은 다른 유치원이라 태권도에서만 만난다. 집에 가는 시간에는 셋이 서로를 찾고 노는 시간만을 기다린다. (ㅎ) 참 귀엽다. 그 덕에(?) 그 보호자들과 만남이 성사되는데, 엄마인 내게도 이런 만남이 처음인지라 어색하지만 또 반갑다. 한 명은 베트남에서 온 젊은 엄마였고, 한 명은 할머니가 아이를 봐주고 있었다. 나는 일하다가 휴직한 (엄마 커뮤니티가 전혀 없는) 엄마다. 평상시 전혀 만날 수 없을 이 조합의 보호자가 아이들 노는 모습을 보며 혼내기도 하고 격려하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들도 간식도 나누어 먹다가 또 싸우기도 하고 그들끼리의 문화가 있는 듯하다. 여러 번 만나니 개인적인 이야기들도 나누었는데, 베트남 출신인 엄마는 한국어도 꽤 잘하고, 젊은 엄마라 에너지도 좋다. 할머니는 친할머니인 줄 알았는데 돌봄 선생님이라고 했다. 정성으로 돌봄 해주시니 그 아이 엄마가 부럽게 느껴졌다. (ㅎ) 서로 간식과 마음을 나누며,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세 번째, 사부작사부작 내가 하고 있는 것들 시도한다. 사실 거창한 것은 없다. 5월부터 수영 수업을 다시 듣기로 했고, 평상시 못 보던 책을 읽는 것 정도만 추가되었다. 뭔가 더 생산적인 활동은 없을까 해서 하고 있는 건, 서포터, 리뷰어 활동들...! 4월 말에 결혼기념일도 있는데 뭘 먹을까? 어딜 갈까? 고민하다가 식당 체험단 신청을 했다. 점심 오마카세랑 카페! ㅎ 뙇 두 개 다 체험단이 되어 먹으러 가기로 했다. 간단하네 :) 오래 유지해 온 블로그, 요즘은 글도 안 쓰는데 아직도 노출이 잘 되는 상위 등급의 블로그이긴 한가보다. 결혼기념일 기념(?)으로 블로그 리뷰를 올리긴 해야겠지만, 이런 기회에 새로운 밥집에 가고, 새로운 공간에 가는 것만으로도 좋다. 평상시엔 잘 시도하지 않기도 하고, 남편도 잘 움직이지 않는 편인데 이런 일이 있다 하면 같이 가주긴 하니까(?) ㅋㅋ 일석이조다. 무언가 꾸준히 돈을 벌 수 있을 캐시카우를 만들고 싶긴 한데... 내가 꾸준하지 못하다. ^^;; 뭐든 꾸준하면 되기야 할 텐데, 싶고 조금 더 목적 지향적이어야 하나 싶고ㅎㅎ 또 한편으론 브런치 시작할 때도 부담 없이 그저 나를 위해 글을 쓰자고 시작한 건데, 자꾸 목적을 찾는 게 더 지속성을 잃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일단 못 먹어도 고!!! 하겠다. 완성도가 있든 없든, 좀 부족하더라도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