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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나다라봉 May 22. 2024

업무와 육아를 선 긋기처럼 똑 분리할 수 있을까?

혼재된 두 역할 속 균형을 맞추는 첫걸음

일하는 부모 외 함께 아이를 봐줄 사람이 1명이라도 있다면 사실 괜찮다. 조금 더 융통성 있게 업무와 육아를 조율할 수 있다. 2명이 있다면 더 좋다. 규칙적으로 항상 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더 금상첨화.


우리는 부모 육아로만 세팅해 둔 채로 복직했다. 어쩌면 정말 열악할 수 있는 환경이지만 아예 못할 것은 아니었다. 조부모로부터 독립적으로 육아하는 가정을 '육아독립군'이라고 불리던데, 정말이지 두 부부가 전우가 된 것처럼 끈끈해질 수밖에 없다. 양가 부모님이 일을 할 수 있는 젊음과 건강함에 감사하지만, 정말 급할 땐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아이 할머니, 할아버지의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 그것도 일 년에 한 두어 번에 그치지만 누구라도 있음에 감사하다.


1년 만에 복직하고 일도 적응해야 하는데 또 아이 케어와 상황도 파악해야 한다. 어떤 이슈가 생길 때면 남편 또는 나의 회사에 양해를 구해야 하는 일 하나부터 열까지, 그동안 해보지 않은 그 '양해'를 구하는 일이 무척 힘들었다. 어려웠다. 누군가에게는 이해하지 못할 상황에서도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빠른 결정이 필요한 그런 생활은, 계획적으로 준비하고 시뮬레이션 그려왔던 J형 타입에겐 곤욕이었다. 그래, 새로운 사회화가 시작되는 그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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