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년을 쉬고 복직하니, 세상은 그새 또 바뀌었고 회사는 그대로인 것 같은데 나는 고장 난 사람 같았다. 정말 출산 후 기억력이 감퇴한 걸까? 정말 기본적인 단어도 기억이 안 나고, 주로 쓰던 프로그램 사용도 더디던 그런 때. 적응 기간이 무조건 필요하다. 일은 또 어찌나 많은지, 나의 업무가 딱 필요한 시기에 바로 투입되어 일을 처리했어야 했는데 손발을 맞추는데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복직 준비에 아이 양육이나 스케줄뿐만 아니라 나의 일머리를 소환하는 것도 포함되어야 했는데, 전혀 준비하지 못했던 그런 라마였다.
금방 익숙해질 것이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전혀 다른 삶의 패턴이 시작되었다. 낮엔 일하는 사람으로 밤엔 엄마로, 이거 괜찮은 건가?진정한 '하프 앤 하프' 생활이시작되었음을실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