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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윈픽스의 빗치 May 25. 2020

가슴 벅찬 밤

2020.5.25

6년 회사 생활을 돌이켜봤을 때 생각나는 선배 몇몇에게만(이상하게 후배들과는 인연 쌓을 기회가 적었다.) 작별인사를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보내기 시작한 메일과 문자가 100통을 넘어섰다.

사실 내가 여전히 사랑하는 것은 회사라기보단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었다는 걸 너무 늦게 오늘에서야 알았다.

메일 보내기가 무섭게 도착하는 답장들과 한 통의 통화 중에도 계속 쌓이는 부재중 전화, 같은 내용의 작별에도 너무나 천차만별인 날것의 반응들, 진심이 가득 담긴 걱정과 조언, 자꾸만 울려고 하면서도 참아내는 표정.

6년 동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라는 존재를 어엿한 동료로 인정해 줬구나 싶어서 정말 감사했다. 퇴사하면 가장 먼저 핸드폰번호부터 바꿔야지 마음 먹었었는데 그러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다. 20대의 나를 조금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준 이 사람들 가운데 오래도록 살아남는 인연이 부디 하나라도 있었으면 하는 가슴 벅찬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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