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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마 Sep 24. 2019

저는 친구 사귀려고 글 씁니다

쓰고 공유하다 보니 친구가 막 생기더라고요!

책을 읽고 서평을 쓰기 시작한 지 6개월이 됐다. 그동안 일주일에 한 개씩 썼는데 6년 일하면서 쓴 글의 수보다 지난 6개월간 쓴 글의 수가 더 많다. 처음에는 독서모임 미션이라서 꾸역꾸역 힘들게 썼고 내가 속한 그룹 안에서만 공유했다. 그렇게 2개월이 지나고부터 개인 페이스북에도 공유하고 있다. 사실 미숙한 글을 공개한다는 게 지금도 부끄럽긴 하지만 내 생각과 관심사를 진열하기 위해 올리고 있다. 그 흔적들이 쌓여 굳이 설명하려 하지 않아도 나를 말해주는 자산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조심스레 공유하던 글에 페친들이 조금씩 반응을 해주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못생기든 잘생기든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있다. 4개월이 지나 신기하게도 요즘 같은 독서모임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친구를 요청하고 있다. 얼굴도, 심지어 어느 그룹에서 활동하는지도 모르지만, 친구 목록이 대충 겹치는 것을 보고 긴가 보다 한다. 나처럼 읽고 쓰며 공유하는 친구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내가 글을 쓰지 않았거나 꽁꽁 싸매고 혼자만 봤다면 이렇게 많은 분과 연결되었을까?


내가 글쓰기를 잘하고 싶은 이유는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다. 재미있어서도 아니고 다른 분들처럼 작가가 꿈도 아니고 이제 하던 일도 그만둬서 능력을 인정받을 곳도 없다. (딱히 직장 다닐 때도 인정해주는 사람이 없었.. 읍읍) 그런데 나는 이전보다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쓰고 있으며,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다.

나는 사람들과 연대하기 위해 글을 쓰고 읽는다.


예전에는 글을 쓴다는 건 내 생각을 표출하고 감정을 정리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억지로(?) 서평을 쓰고 공유하면서부터 글은 사람들과 나를 연결해주었다. 친구들과는 나누지 않던 주제들을 글로 쓰며 더 많은 사람과 생각을 나누었고 서슴없이 각자 삶의 방식을 나눈다. 아무리 온라인으로 친구를 사귀는 시대라지만 이렇게까지 깊은 교류가 가능할 줄 몰랐던 일이다.

지난주, 처음 뵙지만 우연히 참여해 2시간 동안 이야기를 멈출 수 없던 씽큐 ON 모임. 독서와 글쓰기로 초면에 친구가 된다!

글 한 문장, 게시물 하나가 큰 역할은 하지 못한다. 가끔 조회수 '뽕'을 맞아 포털 메인이나 SNS에 공유될 때면 엄청난 희열을 느끼긴 하지만 그때뿐이다. 지속해서 글을 쓰고 공유하여 서로의 생각을 나누다 보면 오프라인으로 처음 만나도 어색함 없이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다. 각자의 일상에서 소소하게 겹치는 교집합들과 겹치지 않는 견해의 차이가 서로의 세계를 넓혀주고 풍성하게 해 준다.
그래서 글을 잘 쓴다는 말보다 '공감된다'는 말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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