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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마 Sep 07. 2019

골골거려도 건강합니다

체력관리 필요하세요? 제가 좀 도와드릴 수 있는데.

"나이 서른이 넘어가니까 몸이 예전 같지 않아"

"예전에는 밤을 꼴딱 세도 멀쩡했는데, 이제는 12시만 넘으면 죽겠다니까?"


혹시 여러분 이야기? 서른을 갓 넘긴 나는 이런 말을 들을 들으면 의아하다.

'그게 나이랑 상관이 있었단 말인가? 난 항상 그랬는데...


나는 꽤 어린 나이부터 건강을 챙겨 버릇했다. 태어나서 한 번도 밤을 새우고 멀쩡한 적이 없었고 언제나 체력이 부족했다. 튼튼해 보이는 겉모습과 다르게 체력이 쉽게 바닥나 몸 상태를 예의 주시하며 항상 살펴야 했다. 밤샘 과제가 끊이지 않는 예대를 다니면서도 나는 잠을 가장 먼저 챙겼다. 조별과제로 밤을 자주 새워야 했지만 나는 호르몬이 가장 많이 나온다는 새벽 1시엔 필히 쪽잠이라도 자야 했다. 친구들 집중력이 가장 좋은 새벽 1시에 나는 잠을 자러 갔고 친구들 작업이 마무리되는 새벽 4시 즈음 일어나 남은 작업들을 이어갔다. 무슨 민폐인가 싶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산 송장이 되는 걸 아는 친구들은 시간 맞춰 나를 얼른 눕혔다. 이렇게 아끼고 아껴 쓰던 체력도 매번 모자랐고 23살 대상포진으로 고생까지 해봤다.(대상포진은 보통 면역력이 떨어진 60대 이상이 많이 앓는다.)


이렇다 보니 어쩌면 당연하게도 나는 오래전부터 체력을 정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꽤 많은 시도들을 해왔다. 정보를 찾는데 소극적인 나는 닥치는 대로 해보고 몸으로 그 효과를 알아가는 타입이었다. 줄넘기, 걷기, 뛰기, 수영 같은 동적인 운동으로 시작해서 요가, 스트레칭 같이 동적인 운동까지 나에게 효과가 좋은 방법을 찾았다. 남들은 다이어트하느라 열심히인 줄 알았겠지만 나는 운동을 해야 활기가 돌고 일상생활이 가능했다. 무리하지 않고 적정선을 지켜가며 살살, 그렇게 조금씩 체력을 끌어올렸다.


작년 유럽 여행 중, 멋있는 자연경관에서 폼 좀 잡아보려 취해본 자세. 강습 한번 받은 적 없이 독학으로 익힌 자세다


체력을 위해 운동 못지않게 관리해야 하는 수면.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나는 (독서모임을 하기 전까지) 절대 취침 시간이 12시를 넘기지 않았고, 저녁 10시에 잠들 수 있는 날이면 안도와 행복을 느꼈다. 영상을 3년이나 전공한 내가 직업으로 영상제작을 포기한 이유는 잠을 못 자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잠은 나에게 보약이요, 생명이니 잠을 잘 자야 일상을 끌고 갈 수 있었다.


체력 보호에 조금씩 연륜이 붙으면서 관심사가 먹을 것, 입을 것 등으로 넓어졌다. 건강과 활력은 결국 온몸에 순환이 잘 되어고 균형이 잘 맞아야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운동과 스트레칭, 마사지로 근육과 혈액의 순환을 돕고, 좋은 먹을거리로 영양소를 채우는 것이 중요했다. 운동과 먹을 것 이상으로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한 가지가 더 있다면 정신 건강이다. 마음에 여유가 있고 스트레스가 적으면 몸도 건강해진다. 잠도 잘 오고 감정도 잘 조절되니 더욱 활기차다.

내가 또 하나 신경 쓰는 것은 바로 몸에 착용하는 것들. 옷이나 액세서리, 신발 등도 순환에 큰 영향을 준다. 컨디션 안 좋을 때는 반지 하나만 껴도 손가락이 욱신거린다. 스키니진 잘못 입으면 다리부터 손가락까지 붙기도 하고 가스가 차고 장기가 꼬인다. 그런 날은 자기 전 스트레칭이나 폼롤러를 굴려가며 굳은 장기와 근육을 하나씩 풀어준다. 이렇게 하루하루 몸을 리셋한다.


요즘은 폼롤러, 요가 링, 마사지 볼 등 다양한 보조기구가 쏟아지지만 그런 아이템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어떤 혈을 어느 강도, 어떻게 풀어주느냐를 알기만 한다면 이거 저거 살 것 없이 맨몸으로, 또는 기구 하나 만으로도 온몸을 개운하게 만들 수 있다. 나는 폼롤러 하나로 온몸을 아작 낸다. 영양제를 가득 입에 털어 넣는 것보다 운동을 제대로 하는 게 더 도움이 된다.


골골 백세라지만 나의 체력이 가끔 다행이라 생각되기도 하다. 너무 건강했으면 관리할 줄 모르고 나중에 한꺼번에 아프면 이런 노하우들을 몰랐을 테니 말이다. 젊었을 때 아픈데 없이 건강하던 우리 아빠가 나이가 들며 하나씩 아프사오니 낙심이 크다. 매일 조금씩만 관리해줘도 많이 좋아질 텐데 내 잔소리에도 움직이지 않는 아빠가 아쉽다.

미리 관리해야 한다. 나이 먹음 원래 다 아프다고 고장 난 다는데, 나는 오히려 20대보다 건강해졌다. 그때보다 소화도 잘되고 몸도 따듯해졌고 순환도 잘된다.

몸이 예전 같지 않아 조언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환영이다. 좋은 영양제 추천은 못해도 몸에 좋은 패턴은 내가 해줄 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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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차 주제: 남들이 궁금하지 않아도 오지라퍼처럼 당당히 참견할 수 있는 재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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