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울산

by 삶 집착 번뇌

울산에서 멀어질수록, 서울에 가까워질수록 내 형편은 점점 나아졌다.

왕따였던 시절에서 대학생으로, 대학생에서 대기업 직장인으로, 그리고 결국 사업가로.


울산이라는 도시는 나에게 ‘애벌레의 시절’을 상징한다.

상처와 고통, 그리고 기억하기조차 싫은 과거의 흔적들.

반대로 서울은 내게 꿈과 희망, 목표와 목적이 있는 유토피아였다.


처음 서울에 올라온 것은 스물일곱 살, 고시를 준비하기 위해 노량진에서 살던 때였다.

하지만 그곳의 서울은 생각보다 특별하지 않았다.

약 7개월의 준비 끝에, 가족의 지지 없이는 버티기 어렵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 후 서른 즈음, 평택에서 일하며 서울에 원룸을 얻고,

그때 처음으로 ‘서울을 즐긴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되었다.


서른한 살에 회사를 그만두고,

책으로만 배웠던 ‘사업’이 현실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를 시험했다.

경험이 없던 나는 당연히 실패했다.

사업도, 인간관계도,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던 시기였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의 절망은 아직 시작에 불과했다.


그렇게 실패와 재도전을 반복하던 서른셋 무렵,

드디어 사업이 궤도에 올랐다.

고객이 스스로 찾아오는 구조를 만들었고,

그 구조 속에서 성공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과정의 중심에는 언제나 ‘서울’이 있었다.


이제 서울은 나에게 제2의 고향이다.

그러나 문득 생각한다.

언젠가 삶에 지쳐 울산을 바라보게 될 날이 온다면,

나는 과연 그곳을 ‘돌아갈 고향’이라 부를 수 있을까?

아니면 내 진짜 고향은, 내가 만들어낸 이 서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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