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부터 늦잠을 잤다. 눈을 뜨자 부재중 전화가 10통이나 쌓여 있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확인해보니, 발주 건이 잘못 처리된 것이었다. 인건비, 자재비, 통관비, 배송비까지 모두 합치니 돈이 아찔하게 나갔다. 일반 직장인, 그것도 고급 인력의 월급에 맞먹는 금액이 한 번에 깨지는 느낌이었다.
최근 이런 사고가 잦다. 이유는 두 가지다. 일이 많고, 내가 꼼꼼하지 못하다.
호재와 악재가 겹쳐진 상황이다.
결국 돈은 벌지만, 책임질 일은 내가 져야 한다. 이 사고는 어차피 터질 일이었다. 내 삶의 태도에서 비롯된 일이다. 일이 적었다면 철봉을 한 번 더 꼼꼼히 확인했을 것이고, 내가 더 세심했다면 실수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참 바보 같았다.
요즘 주변에서 전세 보증보험 문제로 자금이 묶였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착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악재를 당하곤 한다. 이런 문제는 그 사람의 잘못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한 번 당해보지 않으면 대비하기가 쉽지 않다. 현장에서는 위로를 전하지만, 돌아서면 결국 ‘터질 일이 터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과 얽힌 일이 아니었더라도 언젠가 닥쳤을 일일 것이다.
영화 About Time의 핵심도 비슷하다. 시간을 되돌려도 터질 일은 터진다. 운명은 숙명이고, 숙명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터진 일을 되돌릴 수 없다면,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를 생각하는 것이 먼저다. 그리고 사실,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의 일은 해결된다. 터진 일에는 위로를, 앞으로 닥칠 일에는 대비와 응원을 보내고 싶다.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