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와 가족을 위해서라며, 시가보다 세 배나 비싸게 외주를 맡기던 업체 사장이 있었다. 나는 여유가 있었기에 굳이 불만은 없었다. 그가 행복하길 바랐고, 그 마음으로 묵묵히 거래를 이어왔다.
문제는 얼마 전 발생했다. AS 문제로 큰 손실이 났다. 월 영업이익은 여전히 플러스였지만, 이익률은 급격히 떨어졌다. 위기가 위기인 줄 모르면 그게 진짜 위기라 하듯, 나는 그것이 위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각 업자들에게 말했다.
비용을 조정해달라고, AS로 인한 손실이 감당이 안 된다고.
어차피 각 건마다 이익을 내고 있고, 지금 일당도 충분히 높다는 사실을 함께 전했다.
그 순간, 내 사람과 남의 사람이 명확히 갈렸다.
오랫동안 함께하던 사람들 중 일부는 연락이 끊겼다.
나는 새로운 업자를 찾았다. 이제 그런 일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 한편이 이상하게 쓰렸다.
항상 그들을 위해 내어주던 나는, 그들에게 단지 호구로 보였던 걸까?
인간의 본성은 악한 걸까, 착한 걸까, 아니면 그저 순수한 걸까?
선과 악은 어디서 갈리는 걸까?
그 업자를 정말 ‘악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인간은 누구나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건 악이 아니라 본능이다.
다만 그 본능이 타인을 배제할 때 우리는 그것을 악이라 부른다.
나는 선을 행하려 했지만, 어쩌면 그 선도 나의 만족을 위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결국 인간의 본성은 악하지도, 선하지도 않다.
그저 순수하다.
그 순수함이 타인을 품으면 선이 되고, 타인을 밀어내면 악이 된다.
본성은 판단의 대상이 아니라, 다루어야 할 에너지다.
그리고 그 에너지를 어떻게 쓰느냐가, 인간의 품격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