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일하던 시절에는 불안이 없었다.
실패해도 모든 책임을 나 혼자 지면 되었고, 모든 수익도 내 몫이었다.
위험과 보상이 단순했기에 마음도 단순했다.
그런데 매출이 늘고, 함께 일하는 사람이 생기며 상황이 달라졌다.
살만해진 순간에 찾아온 건 편안함이 아니라, 설명하기 어려운 불안이었다.
마치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누군가가 바라보고 있는 느낌.
내가 잠시 멈추는 사이, 무언가가 무너질 것 같은 두려움.
회사에는 유보자금도 남아 있고, 직원들은 성실하다.
다음 달 매출도 안정권이다.
논리적으로는 불안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감정은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문득 생각했다.
이 불안은 돈 때문이 아니라 책임 때문이라고.
나는 회사 돈을 쓴다.
하지만 직원은 그 돈으로 삶을 꾸리고, 가족을 지킨다.
이제는 나의 결정이 누군가의 저녁 식탁에 영향을 준다.
감당해야 할 세계가 커질수록 불안도 함께 자란다.
그래서 나는 도망치지 않기로 했다.
술이나 유흥이 아니라,
글과 사유, 운동과 독서로 마음을 붙잡는다.
불안을 짓누르려 하지 않고,
불안과 함께 걷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블로그는 최적화되었고,
새로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언젠가 10억, 20억짜리 발주를 받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래의 가능성보다 중요한 건
오늘의 한 걸음이다.
나는 느렸다.
그래서 멈추지 않기로 했다.
오늘도,
이끼가 끼지 않도록
내 안의 불안을 굴려본다.
그 불안이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가장 솔직한 증거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