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생각한다.
이 밤, 나처럼 허전함 속에서
조용히 마음을 움켜쥐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방 안은 스탠드 불빛 하나만 켜져 있고,
창밖 가로등의 빛이 바닥에 길게 눕는다.
나는 그 빛을 멍하니 바라보며
누군가를 맹목적으로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을 떠올린다.
그런 사람들의 뜨거운 마음이
가끔은 부럽다.
나는 사랑할 사람의 세계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를 이해해 줄 사람도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늘을 버틴 것만으로도
여기저기서 위로를 받고
공감을 얻으며 살아간다.
그러나 나는
닮지 않은 고민과 고통 때문에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솔직해지기 어렵다.
책은 어느새 길잡이가 아닌
참조서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책 한 줄이라도 붙잡지 않으면
다시 미궁 속으로 빠질 것만 같아
페이지를 넘긴다.
고독이 나를 잡아당긴다는 걸 알면서도
놓을 수 없다.
어쩌면 나는
고독과 사랑에 빠져버렸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말한다.
고독하고 외롭다면
제대로 살고 있는 것이라고.
그렇다면
외롭지 않은 삶은
제대로 살지 못하는 걸까?
누군가는 배부른 고민이라 하겠지.
하지만 나에게는
이 고민으로 오늘을 닫는 이 시간이
가장 진짜인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