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을 위한 운동을 한다

재미있는 운동이 있기는 한걸까?

by 가비야


학창 시절의 나는 까무잡잡한 피부에 깡마른 체격이었다. 덕분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너, 육상 선수지?" 혹은 "계주 마지막 주자지?"라는 오해를 사곤 했다. 실상은 100미터를 뛰고 나면 세상 하직할 표정을 짓는, 운동 신경이라고는 1퍼센트도 타고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세월은 흘러 어느덧 쉰이다.
그 시절 나를 육상 선수로 오해하게 했던 깡마른 몸은 온데간데없다. 대신 그 자리에는 중년의 관록이 느껴지는 '넉넉한 포스'가 자리 잡았다. 이제는 그 누구도 나를 보고 운동선수냐고 묻지 않는다. 오히려 "건강 생각해서 좀 걸으셔야겠어요"라는 걱정 어린 조언을 듣는 처지가 되었다.
50대에게 운동은 취미가 아니라 '생존'이다.

평생 운동과 담을 쌓고 살아온 내가, 오직 죽지 않기 위해, 더 잘 살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지독하게도 떨어지지 않던 혈압이 식이조절로는 끄떡도 않더니, 억지로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자 조금씩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혈압 수치가 내려가는 걸 보면 안 할 수도 없는데, 문제는 할 때마다 죽도록 하기 싫다는 것이다.
헬스장에 가면 탄탄한 몸을 가진 사람들이 넘쳐난다. 군살 하나 없이 매끈한 근육을 뽐내며 땀 흘리는 그들을 보면 솔직히 부럽다. "나도 저렇게 날씬해지고 싶다", "군살을 싹 없애고 싶다"는 욕망은 굴뚝같지만, 현실은 러닝머신 10분에도 "아이고, 나 죽네" 소리가 절로 나온다. 도대체 운동이 재밌다는 사람들은 뇌 구조가 어떻게 생긴 걸까? 나에게 운동은 즐거움이 아니라, 고행이고 인내이며 지루함의 정점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내일을 버텨낼 체력을 위해 오늘도 나는 스텝퍼 위에 올라선다. 좁은 방 안에서 제자리걸음을 하며, 마치 에베레스트라도 정복하는 듯한 비장한 표정으로 움직인다. 허벅지가 타들어 가는 스텝퍼를 하며 "이게 다 혈압약 안 먹으려는 노력이다"라고 스스로를 가스라이팅 한다.


이 지루한 고립 운동 말고, 좀 더 신박하고 재미있는 운동은 없을까?
몸도 좀 즐겁게 움직일 방법이 필요하다.

춤이라도 배워야 하나 싶지만 운동DNA가 없는데 춤이라고 가능할쏘냐.
춤신춤왕이 아니라 몸치중 몸치다.
마음만 앞서고 스텝은 꼬인다.

그래도 나는 결의를 다진다.
"그래, 오늘도 생존했다!"
하지만 내일, 스텝퍼를 마주할 생각에 벌써부터 한숨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어딘가에 '운동 안 하는 것만큼 재미있는 운동'이 있다면 참 좋겠다.

재미있는 운동 추천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