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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맘달 Nov 14. 2024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이에게

가라앉지 말고 떠 있으십시오/ 마사 메리 마고

가라앉지 말고 떠 있으십시오.

어떻게 해서라도 버텨 보려고 잔뜩 힘을 주고 있었다. 몸이 아프고 상하는 줄도 모르고 무의식적으로, 하던 대로 그렇게 했다. '모든 것은 다 지나가는 법이다' '언젠가 해 뜰 날도 온다' '조금만 더 버텨봐라' '참는 자에게 복이 있다' 등등 배운 게 온통 이런 것들이라 다른 방법은 모르는 게 당연다.


폭풍우가 몰아칠 때 어떻게 자신을 보호해야 하는지 보고 배운 게 없었다. 닥쳐봐야 알고 겪어봐야 아는 삶의 무자비함과 난파되지 않고 살아남아야 맛볼 수 있는 삶의 쓴맛을 통해 배운 것은 확실했다. 한꺼번에 기운을 몰아 쓰지 말 것, 잔뜩 힘을 주지 말 것, 그러면 둥둥 떠 있을 수 있다는 것.


제대로 버티고 견디는 방법은 힘을 빼고 고요에 머무는 것이었다. 뭘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지내보는 것이 답일 때가 있다. 일단 멈추고 흐름에 몸을 맡겨보면 상황은 견딜만한 것이 되고 처음의 막막함과 두려움은 사그라든다.


시처럼 '사정을 좋게 만들 수 있는 그런 사람'은 아니더라도 마음을 고쳐먹을 수 있는 내가 있다. 이미 벌어진 일로 짓눌리더라도 '엄연한' 현실이라서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면 내버려 두고 지켜보는 것도 방법이다. 침몰하거나 가라앉아버리면 구조작업 말고 다른 뭐는 필요 없을 테니까. 휘몰아칠 때는 힘을 빼고 가만히 있어 보는 거다. 폭풍우가 멈출 때까지 둥둥 떠있어 보는 거다.




"가라앉지 말고 떠있으십시오. 그러노라면 사정이 좋아질 겁니다."


목,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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