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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맘달 Dec 07. 2024

빽빽하고 빡빡한 삶을 사는 이에게

여백 / 도종환

여백

by Momdal

숨이 차다고 했다.

그럴 수밖에 없어 보였다. 여전히 벌려놓은 일이 많았으니까. 환갑이 코앞인데도 어디서 저런 열정이 뿜어져 나오는 걸까, 부럽고 궁금했다. 말이 빠르고 행동이 민첩해서 몸은 가볍다 못해 어떤 때는 둥둥 뜬 느낌이 들기도 한다. 넌 슈퍼울트라 에너자이저야, 저절로 나오게 되는 말이다.


그런데 점점 여기저기 아프다고 한다. 나이 탓도 있겠지만 숨이 차다면서도 계속 숨이 차는 삶을 살고 있었다. 인맥이 넓고 이뤄놓은 것도 있어 보이는데, 여전히 숨이 차고 가빠보였다.


열정을 불태우며 살아온 우리들 삶에 토를 달아본다.

빽빽하게 채우고 살아도 남을 수밖에 없는 빈자리는 비워두자고, 정신없이 시간 가는 모르고 살아왔던 중천의 태양이 기울고 있으니 그래도 된다고.

앞으로 '정신줄 잡고 시간 가는 것 느끼며' 살아도 좋을 것 같아 해 보는 말이다.


쫓기듯이 살지 말고 템포 느리게, 빽빽하게 말고 여백 있게, 빡빡하게 말고 부드럽게.

우리, 이여백을 배경으로 삼을 아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자.





"비어 있는 곳이 없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 여백을 가장 든든한 배경으로 삼을 줄 모르는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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