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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맘달 Nov 19. 2024

뚝 떨어진 날씨 뚝뚝 떨어지는 가을꽃

동작구 보라매공원

기온이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어제는 가을 오늘은 겨울이라 바바리는 두고 패딩 꺼내 입는다. 급격한 온도변화에 적응하기 힘들어도 몸을 싸매고 햇볕샤워를 하러 나서면 기분이 좋아진다.


'걷는 즐거움'아는 자에게 날씨는 전혀 상관없음, 걷는 걸 어떻게 막으리오.

휴일 낮. 춥다는 예보대로 정말 춥다, 바람이 요란할 줄이야. 그 덕에 잎새들이 춤추고 바람 타고 날아가는 풍경을 넋 놓고 바라볼 수 있었다.

단풍은 가을꽃. 꽃이 떨어진다. 바람 이리저리 뒤섞다. 여러 모양 여러 색이 보기 좋게 버무려지 모습에 감탄 거듭 감탄이다.



사진 뒤에 따라 박히는 건물들은 기상청, 농심, 보라매병원, 보라매청소년센터와 그 안에 있는 카페 [달달]다. 눈이 시리게 파란 하늘이 건물을 도드라지게 한다.

공원으로 만족하지 못

공원하고 연결된 완만한 와우산으로 들어간다. 맨발로 걷는 사람들, 산스장을 이용하는 어르신들도 있지만 나는 오로지 튤립나무가 노랗게 물든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러 나무계단길 따라 오른다.

잎새가 노란 튤립 같아서 그렇게 이름을 지은 거겠지. 


걸으면서 숨고르기를 하다보니

스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

숨을 들이쉬면서, 마음에 고요

숨을 내쉬면서, 마음의 평화


숨을 들이쉬면, 얼굴에는 미소

숨을 내쉬면서, 나는 놓아준다

나는 느낀다, 내가 숨 쉬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경이로운 순간임을.


 + 틱낫한 <주머니 속 조약돌> 57쪽 +




내가 편애하는 단풍나무숲. 붉게 물들었을 줄 알았는데 아직 아니다.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 다시 보러 오란다. 다음에는 혼자 말고 벗과 함께, 보라매 공원역 쪽 말고 신대방역 쪽에서 빠른 길로 곧장 오라고. 자기는 붉은 연지곤지 찍은 얼굴로 기다리겠노라고.


공원으로 내려와 집으로 돌아가는 길

청소년카페[달달]에서 뜨아 한잔 테이크 아웃해서 벤치에 앉아 바람을 맞았다. 햇살을 등지고 앉아 한참 그러고 있. 

+

걷는 동안 미소를 지어보라.

그러면 지금 이곳에 존재하게 되리라.

 

천천히 걸으라.

걸음을 재촉하지 말라.

내딛는 발자국마다 그대를

그대 삶 최고의 순간으로

지금 이 순간으로

데려다 주리니.


 + 틱낫한 <주머니 속 조약돌> 46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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