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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비 Sep 29. 2022

[오늘의 책] 부동산 사기 알고나 있습시다

'우리는 왜 부동산 사기꾼에 당할 수밖에 없는가'를 읽고...


'우리는 왜 부동산 사기꾼에게 당할 수밖에 없는가?'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 두가지 생각이 들었다.

일단은 '와우!' 무시무시한 제목 때문이었다. 그리고 '올 것이 왔구나.'

어쨌든 제목에 이끌려 꼭 읽어봐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작가 소개에도 나와있지만, 나의 직업이 디벨로퍼이다. 잠깐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시행사'라는 말을 싫어한다. 내가 꿈꿨던 개발업자의 세계는 네덜란드의 디벨로퍼들과 같은 것이었다. 건축을 이해하고, 도시를 이해하고, 하지만 상업성을 잃지 않는... 아주 감각적인 디벨로퍼들 말이다. 네덜란드의 도시계획은 현대에 있어서는 유럽의 최고로 꼽힌다. 그 밑에 이런 디벨로퍼들의 노력을 절대 관가할 수 없다. 


하지만,

한국은 어떤가? '시행사'라는 단어 자체가 '사기'라는 말이 마치 포함되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소개할 때 '시행사'라고 말하는 걸 싫어한다. 일본의 잔재가 남아 있는 단어이기도 하지만, 한방, 사기와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들을 훨씬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디벨로퍼, 혹은 부동산 상품 기획자, 건설관리자라고 종종 나를 소개한다. 내 스스로는 나를 공간 전략가라고 생각하지만, 아직은 생소한 관계로 일단 패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 책은 전문가로서 그리고 교육자로서 잘 지내오던 저자가 부동산 사기를 당하고 그 해결을 위한 노력을 생생하게 담은 르포와 같은 책이다. 책의 저자가 사기를 당한 부동산 종목은 바로 '분양형 호텔'이다. 한창 중국인들의 한국 관광붐이 일었을 때, 정부의 주도 아래 관광관련 규정 즉 호텔과 관련된 법규 사항들이 많이 완화 되게 되었다. 밀려드는 중국인의 수요를 받아 내기 위해서였는데, 그 때 대규모로 탄생한 것이 바로 이 분양형 호텔들이다. 처음엔 꽤 괜챦은 아이디어로 보였다. 어려운 자금조달을 해결하고, 관광지에서 모자라는 호텔공급을 어느 정도 보충할 수 있으니, 당시로서는 꼭 틀린 판단만은 아니었다. 문제는 코로나 팬더믹을 기점으로 하여 우후죽순으로 건설되었던 호텔들은 이제 도시의 골치덩어리가 되었고, 과도한 경쟁이 불러 일으킨 지킬 수 없는 수익률로 인하여 엄청난 분쟁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래서 정치인들은 정말 혜안이 있어야 한다.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두 가지가 아닐까 짐작해 본다.

첫 번째는 책의 내용을 알림으로써 사건을 보다 공론화 시키고 싶어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두 번째는 같은 피해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함일 것이다.


저자의 경우, 피할 수 없는 특수한 환경적인 변화로 인해 일어났다기 보다는, 사기 가해자가 고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일이니, 아무리 살펴보고 또 살펴본다 한 들 피해갈 재간을 없었을 것이다. 사기꾼은 내가 똑똑하다고 해서 피해갈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 만큼 주도면밀하다. 저자의 경우도 스트레스는 말 할 것도 없으며, 엄청난 금전적 손실과 투병의 과정까지 거쳤으니 그 과정은 굳이 말로 표현할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책의 마지막 부분에 있는 부동산 사기 대처법, 혹은 행동지침이라고 해야할까? 지금도 꼭 필요한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든다.


개발의 현장에 있었기에 분양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거짓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비단 부동산만의 문제라기 보단 '돈'이 거래되는 모든 현장에서는 관계자 모두의 이해타산이 달라지기 때문에 일어나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다만, 조금 안타까운 것은 좋은 서비스를 팔고 그에 대한 보수를 당당히 받는 다기 보단, 개인의 돈의 가치를 쉽게 보는 분양사들이 간혹 있다. 


스스로 이 부동산 상품 가치의 사실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면, 세상의 순리에 맞추어 판단하면 가장 정확하다.

서울 시내에서 부동산 수익률이 1-2%대가 된지 오래이다. 지방에 세워지는 xx건물의 수익률이 5% 이상이라면 의심을 해 보는 것이 맞다는 이야기이다. 남의 말을 믿지 말고 '사실'에 입각하여 판단하면 된다.


책을 읽으며, 무엇보다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 것은, 부동산 투자를 하는 이유가 꼭 돈이 많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누군가는 노후를 위해 지금을 저당잡히고 재테크를 하는 것이고, 누군가는 자신의 사업상의 이유로 필요한 부분도 있더라는 것이다.


부동산 재테크에 관심이 많거나, 혹은 부동산사기에 당해서 지금 방황하고 계시다면, 정말 현실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실용서이다. 그리고 고통받는 모든 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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