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오늘은 내 손 잡고 갈 거지?
필요할 때면 언제든 너의 손을 잡아줄게
아내가 오랜만에 복직하면서 지난주부터 다섯 살 된(11월생이라 또래보다는 좀 늦은) 딸아이를 집 근처 유치원에 맡기고 10시 출근, 7시 퇴근의 유연근무제를 하고 있다.
어제 아침에 있었던 일.
세연이가 아침에 안 싸던 똥을 싸게 되면서 씻기느라 준비시간이 더 걸리게 되었는데 하필 다 준비하고 나가려는데 쉬가 마렵단다.
쉬까지 하고 늦을까 봐 9시 넘어 부리나케 집을 나섰다.
내 서류가방과 세연이 유치원 가방을 둘러메고 빠른 걸음으로 가는데 아무래도 아이걸음으로 따라오기가 힘에 부쳤나 보다.
나의 빠른 걸음에 맞추려고 계속 뛰어오는 세연이. 그마저도 늦어서 내가 뛰기 시작했다.
뛰어가면 어떻게든 따라오겠지 하고. 하지만 내 기대와는 달리 저 뒤에서 세연이 울음소리가 들린다.
'아빠 같이 가. 엉엉' 이러면서.
멈춰서 아이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손잡고 같이 뛰었다.
무사히 유치원에 맡기고 '아빠 갈게'하고 나오는데 그래도 아빠 얼굴을 보면서 '아빠, 다녀오겠습니다' 한다.
그렇게 어제가 지나가고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
아침에 준비 마치고 신발 신기는데 세연이가 하는 말.
"아빠, 어제는 왜 빨리 갔어? 나랑 같이 가야지. 나 놔두고 먼저 가면 나 이렇게 왕하고 울어. 오늘은 내 손 잡고 갈 거지?"
나이는 다섯 살이지만 속이 꽉 찼다. 누구 닮아서 이리 똑똑한지(나는 아닌 듯). 가끔 신기하기까지 하다.
사랑하는 사람의 손은 내가 내킬 때는 잡고 싫을 때는 놓는 그런 것이 아니거늘.. 소중한 교훈을 다섯 살 딸아이로부터 얻는다.
항상 놓지 말아야 할 내 인생의 소중한 것들. 그리고 딸아이의 손. 나는 바쁘다는 핑계로 매일 온전히 부여잡고 있는가?
마음속으로 세연이의 물음에 답해보았다.
"아빠, 오늘은 내 손 잡고 갈 거지?" "응, 그래. 어제는 아빠가 미안했어. 세연이 손 항상 잡아줄게"
중국속담 하나를 마음에 새겨본다. 세연이 마음속에도 조그만 초록빛 나무가 자라길 바라면서.
"마음속에 초록빛 나무를 지켜라. 아마 노래하는 새가 날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