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轉) – 정지된 세상 속에 스며든 균열
아침잠을 쫓으려 진하게 탄 커피 한 모금,
누군가 무심코 건넨 다정한 말 한마디.
운 좋게 끊기지 않는 와이파이 덕에 얼굴을 본 가족의 웃음.
그럴 때마다 하루의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지는 것 같다.
별거 아닌데도, 그런 순간들이 이 낯선 땅에서 나를 잠시 숨 쉬게 해준다.
그런 것들이 이곳에서의 '행복'이다. 아주 작고, 아주 순간적인 기쁨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기쁨과 함께 외로움도 자란다.
외식을 나가는 날은 늘 설렌다.
맛있는 음식을 기대하며 식당에 앉는다. 주문한 음식이 메뉴판 사진보다 조금 덜 예쁘게 나와도 상관없다.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그런 변화 자체가 이미 충분히 반갑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웃고 먹고 돌아오는 길에는 늘 정적이 함께 한다.
분명히 몇 시간 전에는 들떠 있었는데, 차 안에서 아무 말 없이 창밖을 바라보는 시간 속에서
나는 종종 스스로에게 묻는다.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공허함은 어디서 오는 걸까.'
기쁨이 잠깐이라는 걸 너무 잘 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늘 좋은 건 잠시였다. 그래서 외로움은 더 깊어진다.
하지만 작은 기쁨이 스쳐가는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게 하루를 견디게 하고, 이곳에서 버틸 이유가 되니까.
누군가 한국에서 가져온 짱구(과자) 두 봉지에 진심으로 감탄하면서.
왼쭉부터 [사진 1] 크림 펜네 파스타 [사진 2] 인도 요리 [사진 3] 레바논 요리
[사진 4] 삼양 짱구 (이미지 출처: 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