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하루하루

삶이란 다양한 변수의 연속인 듯

by 갬성장인

다행히, 지난 며칠간 제시간에 퇴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뭐, 그리 오래가지 못했지만

오늘 아침이었을까?

이른 아침부터 나의 휴대전화가 요란스럽다.

발주처 프로젝트 담당자다.

“예, 김정우입니다.”

“안녕하세요, 차장님

일정이 좀 꼬여서요, 다음 주부터 기초공사가 시작될 예정인데 준비 가능 할까요?“

“너무 갑작스러운 데요.”

“죄송합니다.

예상치 못한 변수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전 공정을 동시에 시작하려고요.“

“아직 출근 전이라”

“예, 제가 급한 마음에 이른 시간에 전화드렸습니다.

출근하시면 확인 부탁드립니다.“

“예, 알겠습니다.”

출근 전부터 머리가 무겁다.


열병합발전건설공사 중 발전 주기기의 기초 공사가 늦어지며, 탈황·탈질설비의

기초 공사가 함께 늦어지고 있었다.

서로 연관성을 가지며, 이어져있기에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혹 있을지 모르는 변수가 생기더라도 후순위 공정에서 약간의 변경은 가능하기에

건설공사란 것이 치밀하게 준비하였다 하더라도,

예상치 못한 일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불거질지 모르기에

나름의 대안인 것이다.

이를 모를 리 없을 텐데, 생각보다 상당히 지연되고 있는 듯하다.

계획 대비 늦어지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것 같다.


출근하자마자 이선우팀장에게 이른 아침의 소동을 알린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계획 일정보다 다소 지연되면서 일정 만회를 위해서 동시에 진행을 하려는 것 같습니다.“

“짐작은 했지만, 당장 다음 주인데 가능할까요?”

“어렵다 이야기했지만, 단호했습니다.”

“저도 알아볼 테니, 협력사 일정부터 확인해 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당장, 다음 주라”

이선우팀장도 적잖게 당황한 눈치였다.

이미 여러 번 기초공사가 가능한 일정에 대하여 확인을 요청하였고,

예상치 못한 선행공정 지연으로 확인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고 있었기에

그 누구도 오늘의 소동을 예상하지 못했다.


어쩌겠는가, 해결해야지

협력사 이곳, 저곳으로 연락을 해본다.

당장 다음 주다 보니, 일정이 촉박하여 어렵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어허,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늦은 오후쯤 오전에 연락해 놓은 협력사 한 곳에서 연락이 왔다.

“안녕하세요, 차장님

오전에 말씀하신 다음 주 공사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정말요?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예전에 저희 어려울 때 차장님께서 애써주셨잖아요.

다른 현장 일정 조정하느라 바로 답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저희가 도움드릴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내일쯤 찾아뵙겠습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함께 일한 지 10년 정도 되었을까,

몇 차례 이직 후에도 인연의 끈은 놓지 않고 지내고 있었고, 여전히 함께 일하고 있었다.

이제 걱정거리가 조금 덜어진 것 같다.


이선우팀장을 황급히 찾았다.

“협력사 한 곳에서 다음 주 공사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다행이네요, 가능한 곳이 있었나 보네요?”

“예, 예전에 여과집진시설 보수공사 급히 지원해 준, 혹시 기억하시겠어요?”

“당연히 기억하죠!

그때 저희가 신세를 크게 졌죠.“

“예, 그곳에서 다른 현장 일정을 조정해서 가능하다고 합니다.”

“언제 오시나요? 식사라도 같이 해요.”

“예, 내일쯤 오신다고 합니다.”

“다행입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이야기를 마치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정말 눈앞이 깜깜했었는데,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예상치 못한 오늘을 슬기롭게 풀어낸 것 같다.

keyword
이전 05화꿈만 같던 3일간의 쉼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