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쯤이 종착역인지 알 수 없는 여정을 다시 시작하려 한다.
이런저런 생각이 내 주위를 어지럽힌다.
얼마나 지났을까?
사방이 어두컴컴해지기에 시계를 보니 저녁 7시이다.
“더 늦어지기 전에 서둘러야겠구나!”
혼잣말을 되뇌어본다.
몇 달만이지?
현장을 비울 수 없어 언제쯤 집에 다녀왔는지 기억조차 흐릿해졌다.
회사에 손해를 끼치지 않으려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 남은 건 켜켜이 쌓여가는 답답함이다.
앞으로 나아질까?
“그럴 리가”
혼자 중얼거리며, 현장 사무실 문을 닫고 차에 오른다.
두 시간여쯤 지났을까, 어떻게 도착했는지 알 수 없지만 집에 도착해 있었다.
간단히 짐을 정리하고, 침대에 몸을 누여본다.
쉽사리 잠이 들 것 같지는 않지만 잠을 청해 본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하다 잠시 잠이 들었던 것 같다.
맞춰두었던 알람소리에 일어났다.
밤새 이리저리 뒤척거렸던 터라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간단히 준비를 마치고 출근했다.
멀찍이 회사가 보인다.
오래간만이라 그런지 반갑다.
사무실 문을 열어젖히고 들어서니 윤영석차장이 반갑게 맞이해 준다.
“첫날부터 일찍 출근하셨습니다. 김정우현장소장님”
“잘 있었냐?”
“차나 한잔 하자, 상무님은 출장 가셔서 오후에나 뵐 수 있을 거야.”
“그래”
윤차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진행하던 프로젝트의 손실로 몇몇이 그만두었다 했다.
이런저런 소문으로 회사 안팎이 소란스러우니 불안했던 것 같다.
윤차장에게 헤드헌터로부터 연락받은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냈다.
반색하며, 좋은 기회라 하였다.
실은 윤차장도 회사를 그만두려 한다 했다.
이유를 물으니 건강상의 이유로 조금 수월한 일을 하고자 한다 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더니 제주로 내려가 조그마한 곳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 한다 했다.
하나, 둘 힘이 되어주었던 일들이 떠났고, 떠나려 하고 있었다.
윤차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일어나려 하니,
“정우야, 좋은 기회야 놓치지 마라, 힘들겠지만 나쁘지 않은 기회인 것 같다.”
“너는 쉬어가려 하면서 나는 사지로 내모냐?”
“하, 자식, 너와 나는 가는 길이 달라요, 허허허”
“그래, 고민해 볼게, 좋은 이야기 고맙다.”
첫날이어서인지 여기저기 인사드리니, 오전이 훌쩍 지나있었다.
오후에 복귀예정이라던 조영현상무는 일정이 늦어진다 했다.
그 사이 헤드헌터에게 짤막한 메시지가 도착해 있다.
‘지원의사 확인 부탁드립니다.
적합한 포지션이라 생각되어 추천드립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금일 중 지원서 작성하여 E-mail 회신드리겠습니다.
좋은 인연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두렵지만 새로운 여행을 떠나보려 한다.
어디쯤이 종착역인지 알 수 없는 기약 없는 여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