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헤어짐과 다섯 번째 만남

이제, 헤어짐과 만남에 익숙해질 만할 텐데 나에게는 아직 어렵기만 하다.

by 갬성장인

이틀이 지나고 면접이 있었다.

면접은 오전, 오후로 나누어 1, 2차 면접으로 진행되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준비가 미흡하지 않았나 생각했지만, 무난했던 것 같다.

면접을 마치고 돌아서니, 채용담당자가 기다리고 있다.

“결과는 개별 안내드릴 예정이에요,

다음 주쯤 연락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예,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 돌아섰다.

휴가를 내어두기는 하였지만 맡고 있던 프로젝트로 인하여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내었는지 조차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니, 헤드헌터에게 연락이 왔다.

“축하드립니다. 합격입니다.

준비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처우협의와 건강검진 후 입사하실 예정입니다.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곧이어 처우협의를 위하여 필요한 준비서류가 E-mail로 안내되었다.

준비하는데 시간이 필요하거나, 어려운 서류가 아니었기에 서둘러 회신했다.


가족과 주변에 알리고, 윤영석차장에게 연락을 했다.

윤차장은 며칠 전 제주로 갔다.

“윤차장, 제주는 어떠냐?”

“야, 윤차장이 뭐냐, 자연인 윤영석, 영석아 아님 귀찮으니 윤이라 불러라 하하”

“그래, 제주는 지낼만하냐, 이제 2주째인가?”

“어, 적응 중이다. 아직 낯설지, 너는? 면접은 잘 본거야?”

“어, 오늘 합격통보받고, 처우협의랑 건강검진 후 입사다.”

“축하한다.

중소에서 중견으로, 중견에서 대기업까지 인간승리다. 김정우!“

“대기업이 별거냐, 대갓집 머슴일 뿐이지”

윤차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섰다.


다들 축하한다. 그간 고생 많았다며, 기뻐해주며, 축하해 주는데 정작 당사자인 ‘나’는 그리 기쁘지, 즐겁지 않았다.

입사하고 싶었던 회사, 대한민국 아니 세계인이 주목하는 글로벌 기업의 입사가 이제 고작 한걸음 정도 남았을 뿐인데

나는 기쁘지, 즐겁지 않았다.

이유, 영문, 까닭 없이 그냥 그러했다.


이후, 몇 번의 연락이 오고 가고 나서야, 처우협의가 마무리되었다.

건강검진 이후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다면 입사일정에 맞추어 입사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입사일정에 맞추어 준비사항에 대한 안내가 있었고, OJT 일정을 안내받았다.

이제 헤어짐을 준비할 시간인 듯하다.


이선우팀장에게 그만두겠다 이야기했다.

짐짓 놀라는 표정으로 이유를 물었다.

회사의 상황도 좋지 못하고, 프로젝트 손실에 대한 부담감도 적지 않다 이야기했다.

이팀장은 나의 복귀와 동시에 진행 중 주요 변곡점에 대한 설명을 여러 번 요청했었다.

조영현상무에게 사전 보고하였으며, 의사결정을 받은 후 진행하였음을 수차례 이야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해할 수조차 없는 ‘주홍글씨’를 가슴 한편에 새겨두고 직장생활을 이어나갈 수 없기에 정리하겠다 했다.

외부 상황이 좋지 못한 데 갈 곳은 있냐, 비아냥거리기에 걱정은 감사하지만

제 앞가림은 스스로 하겠다 했다.

이래서, 아름다운 이별은 없다 하는 것일까,

아름다운 이별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여러 가지 생각으로 머릿속이 얽혀있는 것만 같았다.

잘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아름다운 이별이 있다 이야기해주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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