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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갬성장인 Jun 09. 2024

두렵지만 용기 내어 내딛는 발걸음

비상을 위한 힘겨운 날개 짓의 시작, 그 첫 발걸음

면접이 있는 토요일이 이다.

다행히 공사 등 현장 출장이 없었기에 나름 그럴싸한 옷차림으로 출근할 수 있었다.

‘아, 오전근무하고 퇴근해야 하는데 그래야 면접시간에 맞출 수 있는데’

출근시간은 정해져 있으나 퇴근 시간은 없었기에 걱정이다.

‘앗, 12시다.’ 

천정민대리가 

“특별한 일 없으면 점심하고 퇴근하죠”라 한다.

“아, 저는 울산에서 어머니가 오신다 하셔서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

“정우 너 요즘 야근도 안 하려 하고 좀 그런데”라며 천대리는 내게 면박을 주었다.

“갑작스럽게 오시겠다하셔서 죄송합니다.” 

대충 둘러대고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돌아서는데 천대리의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온다.

“한동안 잘하다가 왜 저러는지 모르겠네, 너 그 실력으로 다른 데 가기 힘들어”

‘아, 지긋지긋하다. 내가 실력이 있는지 없는지 오늘 면접에서 판가름 나겠지’

애써 못 들은 체하며 사무실을 나섰다.    

 

당시 천대리는 자신도 영업을 해야 수주도 하고 회사도 원만하게 운영될 수 있다는 논리로, 온갖 문제 있는 공사를 나에게 맡겼고 이런저런 문제에 이렇다 할 해결책도 주지 못하던 터라 나와 사이가 원만하지 못했다.

‘아무렴 어때, 이러나저러나 망할 것 같은데 당최 뭘 하자는 거야

모레부터 나는 또 네가 벌려놓은 일들 수습하러 가야 하는데 ‘

천대리라고 해봐야 고작 7년 차, 이래저래 연차가 쌓여가며 요령은 늘었으나 실력은 늘지 못했다. 

연차가, 경험이 쌓인다 하여 실력이 늘어나는 것은 아닌 듯했다.   

    

면접을 보기로 한 회사에 도착하니 오후 1시 30분이었다.

30분이나 먼저 도착한 건 실례가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누군가가 말을 건넨다.

“혹시 오늘 면접 보기로 하신? 김정우님?”

“예, 오후 2시가 면접인데 30분이나 남아 어쩌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이사님께 거침없는 분이라 들었는데 아닌가 봐요?

 저랑 같이 들어가요, 한참 전부터 이사님 기다리고 계셨어요. 호호“

“예, 감사합니다.”

뒤따라 사무실로 들어가니 낯익은 목소리가 들린다.

“김정우님? 반갑습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머, 30분 일찍 오셨다며, 이 더운 여름에 밖에서 기다리고 계시더라고요. 호호”

다들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이사와의 면접은 30분 남짓 되었고, 나름 분위기도 좋았다.

“대표님과 상의해서 말씀드리겠지만 우리는 김정우님을 채용하고자 합니다.

어디라 하셨지, 대표님께서 김정우님 입사지원서를 보시고 엄청 성실하다는 이야기를 들으셨다며 꼭 채용하라 하셨으니 그리 알고 계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예, 말씀 감사합니다.”

“그럼 인수인계는 한 달 정도 생각하고 대표님께 말씀드리겠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그렇게 기분 좋게 면접을 마치고, 대략 일주일 후 대표가 직접 만나고 싶다 하여 2차 면접(?)까지 마친 후 나의 입사는 최종 확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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