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살아가는, 살아내는 것이구나!
독립선언문(?) 낭독과 어설픈 회유가 있은 후 나는 부장이 독립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전 회사의 대표가 점점 회사를 등한시하며, 두 회사는 훗날 하나가 되었다.
인수합병(?) 된 것이다.‘
책상 4개 정도에 5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테이블 하나 정도가 있었다.
물론 그전에 몇 번 와보기는 했지만 부장이 독립하며 관계가 원활할 수 없었고 서둘러 전할 것만 전하고 일어나기 여러 번이었다.
천정민대리는 나에게 어차피 곧 옮겨올 텐데 그럴 필요가 있겠냐 했다. 어쨌든 아직 온전하게 자리를 옮긴 것이 아니기에, 또 딱히 오래 있을 이유도 없기에 일어나겠다고 하며, 불편한 자리를 피해왔다.
막상 옮겨오니 말 그대로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이제 갓 생겨난 곳에, 작디작은 곳이었음에도 서류, 도면, 공사계약, 진행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부장과 과장은 타고난 술꾼인 데다 천대리 역시 꼼꼼한 성격이 아니었던 터라 오히려 엉망이 아니었다면 거기 더 놀라야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서류, 도면, 공사계약 등의 목록 구성과 정리는 지금까지 해오던 일이기에 하나하나 정리해 갔고, 옮겨오며 함께 가지고 왔던 공사들도 챙겨야 했다.
‘부장이 독립하며, 대표와 수익 배분과 관련하여 협의한 것들이 있어 좀 복잡한 일들이 있었다.’
뭐, 어찌 되었던 옮겨오며, 1톤 트럭은 남겨두고 오게 되었고, 납품 등 허드렛일에서는 자유로워졌다.
옮겨온 첫날, 부장, 과장, 천대리와 함께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하며, 소주잔을 기울였다.
"김정우기사! 이제 합류했으니 잘해야 된다. 열심히 해보자! 그리고 한 달 정도 있다가 우리 이사 가려고 아마 사무실도 훨씬 넓어지고 나쁘지 않을 것 같으니 잘해보자!" "예, 알겠습니다."
부장 아니 대표는 잘해보자 연신 이야기했고, 틀에 박힌 대답이었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답을 하며, 자리를 파하였다.
3년 차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많고 몇 해 동안 허드렛일을 하며 지내다 보니 진호형과의 격차도 꽤 벌어져있었다. 나는 1~2년 정도 기술서적도 살펴보고, 현장에서 이것저것 물어가며, 배우고자 옮겨온 것이지 대표가 과장이 천대리가 좋아서 온 것은 아니었다.
어차피 사회란 곳이 필요에, 이해관계에 의해서 얽히고설키는 곳이 아닌가
짧은 몇 년의 사회생활이었지만 뼈저리게 배웠고 느낄 수 있었다.
아마 내 기억에 한 달 정도가 지나 이사를 가게 되었고, 진호형도 이곳으로 옮겨왔다.
내가 이곳에서 3년을 더 지내게 될 줄은 짐작조차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