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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갬성장인 Jun 23. 2024

나쁜 기억들일랑 다 잊고 다시 시작하고 싶다.

내 기억 속의 깊은 생채기가 아물었으면

어느덧 첫 출근일이 되었다.

늦지 않으려고 서둘렀다. 서두른 덕에 출근시간보다 꽤 일찍 도착했다.

‘다행이다’

사무실로 들어가니 모두 분주하다.

“안녕하세요, 오늘 첫 출근하기로 한 김정우입니다.”

“아, 안녕하세요, 말씀 들었습니다. 저희가 월요일마다 각자 자리 정리 정돈하느라  

 조금 번다하죠? “

면접 때 봤던 이가 경쾌하게 웃으며 맞아주었다.

“자리가 저기 얼굴 까맣고 깡마른 분 계시죠? 그분 옆자리예요. 호호호

 차장님! 새로 오셨는데 좀 인사도 나누시고 진짜 호호호 “     


“어, 반갑다, 성병훈 차장이다.”

“예, 안녕하십니까, 김정우입니다.”

“어, 그래 여기 짐 내려놓고 차나 한잔 하자”

짐을 내려놓고 차 한잔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성차장은 나에 비해 한참 연배였고 나와 함께 일할 선배였다.

까무잡잡한 얼굴에 마른 편이었던 성차장은 잘 웃는 유쾌한 이였다.

유쾌한 성격 덕인지 모두가 좋아하는 분위기 메이커였고,

주변 이들을 잘 챙기는 세심한 이기도 했다.     


다행이다. 

함께 일하게 될 선배가 어떤 이일까 내심 걱정했었는데 모든 이가 좋아하고 거리낌 없이 대하는 모습을 보며 안도하였다.

더불어 업무적인 부분에 대하여 물어보면 꼼꼼하고, 세심하게 알려주었다.

물어본 것과 연관되어 있는 배경설명까지도

아마 성차장의 이런 면은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고, 십수 년이 지난 지금까지 연을 이어주고 있는 힘이 되지 않을까 싶다.     


성차장과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금세 흘렀다.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은 지금까지 해온 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발주처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굴지의 대기업이었다.

잘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하니 하나하나 함께하다 보면 금방 익숙해질 테니 걱정할 필요 없다 했다.

마음이 평안하고 불안하지 않았던 지가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하지만 잘해나갈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움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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