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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갬성장인 Jul 28. 2024

그만두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짧았지만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더 이상 결정을 미루며, 고민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정우야, 왜 이직에 대해 고민하게 된 걸까?

 이곳에 남게 된다면 네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네가 맡은 새로운 일을 꿋꿋이 해나간다면 너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

나의 대답은 불행하게도 ‘아니’였다.

이직을 고민하게 된 시작이 등 떠밀리듯 맡게 된 새로운 역할이었고, 

그 역할에 대한 고민이었기에 더 이상의 고민은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을까?  

   

결심을 굳히고, 성병훈차장에게 일련의 과정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성차장은 선배로서 도움이 되지 못하여 미안하다 했고,

대표에게 내일쯤 이야기하겠다 했다.

인수인계 준비는 하였지만 담당하던 프로젝트가 모두 마무리된 터라, 이렇다 할 건 없었다.

‘그래도 입사하여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담당하였는데 인수인계 거리조차 

 없다니’

나 스스로가 무척 초라해 보였다.     


이튿날 성차장은 나의 퇴사를 대표에게 보고하였고, 퇴사 관련 면담이 있었지만 내 결심은 달라질 것이 없었기에 퇴사를 확정 지었다.

그날 이후 이곳저곳 다니며 인사드리는 것이 일상이 되었고, 퇴근 이후의 저녁시간은 환송회를 핑계로 한 식사와 술자리로 이어졌다.

회사가 싫어, 함께 일하던 이들이 싫어 떠나는 것이 아니었기에 아쉬움은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배가 되어갔지만 이곳에 남는 것은 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른다는 말이 있듯이 이곳에서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필요한 것들을 정리하니 자그마한 종이상자 하나 정도 되었다.

먼저 성차장과 인사를 나누었다.

“그동안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애 많이 썼다. 시간 날 때마다 연락하자!”

“예, 감사합니다.”

인사를 나누고 나니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배웠고, 경험하였고, ‘나’를 다독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기에 더욱 그렇지 않았을까

진한 아쉬움이 남는 마지막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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