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응급실 침대에 누워있었다.
나를 보자마자 의사가 놀랄 정도로
내 건강과 체력 상태는 최악이었다.
갑자기 심하게 아팠다.
죽을병에 걸리거나 대수술을 한 건 아니었기에
한 달 안으로 회복할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1년이 흘러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년이 지나고 3년이 지나도 비슷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나아졌지만,
원래 나의 상태로 100% 돌아오려면
한참 부족했다.
4년째 되었을 때 미래에 대한 고민과 걱정도
커졌다.
20대 중후반이 다 지나갔고
공백기가 길어졌기 때문이다.
이 상태가 앞으로도 더 이어지면 어떡하나
불안했다.
내 몸이 완전히 회복하기까지 끝내 7년이 걸렸다.
7년 뒤 내 나이는 33살이 되었다.
친구들이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을 때,
나는 예전 모습으로 돌아오기 위해
건강과 매일 매일 힘겨운 사투를 벌여야 했다.
하지만 건강과 체력 관리를 하면서 동시에
미친 듯이 책을 읽었던 덕분에 내 안의 자아는
그전과 전혀 다른 존재로 변해버렸다.
독서를 깊이 할수록 계속 질문이 떠올랐다.
주로 존재와 삶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들이었다.
나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나는 누구지? 나는 무엇을 좋아하지?
나는 언제 행복하다고 느끼지?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을 살고 있나?
앞으로 무슨 일을 하고 싶은가?
나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나만의 기준과 신념이 있는가?
나의 가치관과 철학은 정말 나의 것인가?”
내면에서 솟아나는 끊임없는 질문에 대해
나만의 답을 찾아갔다.
그러다 보니 내 생각과 기준, 철학과 가치관은
서서히 짙어졌다.
자신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면서 살고 있는가?
좋은 질문이 우리의 인생을 바꾼다.
책 속에는 삶을 변화시키는 질문이 담겨있다.
자신이 던지는 질문의 수준에 따라
삶의 품격이 달라진다.
독서는 자아와의 만남이다.
책은 자신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도록
안내해 준다.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나만의 답을 찾아가도록
도와준다.
또 독서는 원하는 삶의 방향으로
재정립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수동적으로 끌려다니지 않는 삶으로 고양시킨다.
작가 조지프 캠벨은 책<신화와 인생>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가 부름에 응답해 여정을 떠나지 않을
어떤 이유를 생각해 낸 다거나,
두려움을 느끼고 안전한 사회 속에
남아 있을 경우,
그 결과는 부름에 따랐을 때 생기는 결과와
판이하게 달라진다.
여러분이 떠나기를 거부한다면,
그것은 누군가의 종이 되는 것이다.
여러분이 긍정적인 방식으로 경험하기를
거부한다면, 결국 그것은 부정적인 방식으로
경험되는 것이다.”
나는 독서와 함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내 안의 부름에 귀를 기울였다.
‘남은 인생은 네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자기다운 길을 걸어가라.’
책을 통해 ‘인생의 정답은 없다.
살아가는 방법도 다양하다’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스스로 만들어 가는 인생을 택한다는 건
위험하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자기다운 길을 걸어가겠다는
내면적 부름이 결국엔 내 존재와 인생을
지켜줄 거라 믿는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자신의 삶을 자신이
장악하지 못하는 것, 그것은 노예의 삶이다.”라고
강조했다.
인생이란 ‘마침내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내면적 욕구에 따른 꿈을 좇으며
살아가고 싶은 이유는
내 안에 있는 진정한 자아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함이다.
자신의 길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이 가진 최고의 권리이자 특권이다.
누구나 자기만의 신화를 쓰면서 살 수 있는
기회와 가능성이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있다는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
여기에 행복해지는 인생에 대한 힌트가 숨어있다.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부름은 무엇일까?
자신에게 질문하고 답해보자.
내면의 진정한 부름을 따를 때, 우리는 변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