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모임을 운영했다.
시간이 흘러도
기억 남는 멤버들이 있다.
그중 한 분이 오랜만에
내 SNS에 이렇게 댓글을 남겼다.
“가을님과 만난 이후로 그때의 책들이
삶의 곳곳에 녹아있어서
힘든 순간이 와도 금방 털고
일어설 수 있게 되었어요.”
독서 모임을 처음 진행한 시기는
2022년 1월이다.
블로그 이웃 중 한 분이
어느 날 나에게 일대일로
독서 모임을 해달라고 제안했다.
그분은 나와 독서 모임을 하면서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점심시간에 틈이 생길 때마다
책을 읽는 자신에게 놀랐다고 했다.
이를 계기로 독서 모임을
본격적으로 운영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모임 활동이 끝난 뒤에 몇몇 분들은
나에게 장문의 감사 편지를 보내주었다.
과거에 힘들었던 일을 털어놓으며
덕분에 함께 책 읽고 치유와 위로를
받았다는 내용이 많았다.
이 외에도 독서 습관이 생겨
일상에 변화와 행복을 경험했다는 분,
모임에서 읽은 책이
인생책이라고 말하는 분,
지난 모임 참여가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는 분도 생각난다.
독서 모임을 운영해 보지 않았더라면
다음과 같은 감정을 접하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완독할 때보다 멤버들이 완독했을 때
그리고 독서로 내 삶이 달라질 때보다
멤버들 삶이 달라졌을 때,
더 기쁘고 뿌듯하다.”
독서 모임을 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독서를 통해서 직접 겪었던
행복과 변화를 120% 이상
확신했기’ 때문이다.
스스로 행복을 온전히 경험하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의 행복에도
기여하고 싶은 바람이 생긴다.
마음이 힘들어 시작한 독서가
나를 세상과 타인에게
다시 연결해 주었다.
세스 고딘은 책<린치핀>에서
이렇게 조언한다.
새로운 미래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꼭 필요하고 없어서는 안 되는
고유한 사람,
즉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가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현재 내가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통해 단 한 사람이라도
행복과 변화를 맞이하도록 돕는 일.
그러한 여정 속에서 하루하루를
하나의 작품처럼 아름답게 사는 사람이
린치핀이라고 생각했다.
완독 후 책을 덮자마자 한 가지 질문이
내 머릿속을 채웠다.
“사는 동안 자기를 잘 표현하고
동시에 타인과 세상에 유익을 주기 위해
어떤 가치를 만들고 싶은가?”
다른 건 다 잊혀져도 사람들은
나로 인해 경험한 감정은
오래도록 기억한다.
내 삶의 궤적이 단 한 사람에게라도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면,
또 내 주변 세계가 눈곱만큼이라도
더 따뜻해졌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인생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무엇을 쌓아왔는가?”보다
“어떤 사람으로 살아왔는가?”라고
묻지 않을까.
지금으로부터 60년 후,
나는 죽음 앞에 서 있지만
편안한 미소를 짓는다.
그 이유는 내가 적어도
한 사람의 인생에서만큼은
중요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살아오면서 내가 어떤 사랑을 받았고,
어떤 사랑을 주었는지를
깨닫게 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음을 선명히 느낀 채
눈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