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잘 참는 것도 병이야. 참지 마.

by 박가을



“잘 참는 것도 병이야. 참지 마.

그래서 네가 아팠어.”

엄마가 나에게 하셨던 말이다.


내 장점이자 단점은 ‘잘 참기’이다.


참고 또 참다가 병원에 가면

의사가 “매우 아팠을 텐데,

왜 이제 왔냐”라며 타박했다.


돌이켜보면 어렸을 때부터

싫어도, 아파도 잘 참는 아이였다.


미련할 만큼 잘 참았던 내가

후회스럽다.


마지막 직장을 그만둔 이유는

몸이 아파서였다.


그 전에 이미 아파서 3주 휴직했기에

회사를 계속 쉴 수 없었다.


아파도 참고 출근했다.

사람들은 내 얼굴이 창백해 보인다고 말했다.


발이 띵띵 부어서 평소 신던 운동화가

맞지 않았다.


점심시간이면 아무도 없는 공간에 가서

벽에 다리를 세운 채 누워있었다.


쓰러지기 직전이어도

그 와중에 시키는 업무를

어떻게든 해내려고 이를 악물고 견뎠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응급실에 가야 하는 상황이 왔다.


그날 아침 울면서 상사에게 전화했다.

“오늘부로 퇴사 처리 부탁드립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전했다.


그 뒤로 몇 년 동안 예전처럼

지낼 수 없을 만큼

몸이 오래 안 좋았기 때문에

직장을 더 이상 다니지 못했다.


아프면 아프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싫으면 싫다고 말하지 못하고

참기만 했던 나.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를

지나치게 받는 성격이었다.


마음이 아프니 몸도 아팠다.

내 마음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몰랐다.


고통스러운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다음 2가지를 했다.


첫째, 감정이 요동칠 때

몸이 보내는 신호를 인지하기

둘째, 시련 이면에 숨어있는

긍정적 의미 찾아내기



1. 몸이 하는 말에 귀 기울이기


몸의 반응을 먼저 알아차린 후에

감정을 조절했다.


몸은 마음의 상태를 잘 보여주는 지표다.


마음이 과거나 미래로 달아나려 할 때,

누워서 눈을 감고

현재 내 몸의 감각에 집중했다.


머리부터 시작해서 가슴, 배, 다리, 발끝까지

차례대로 지금 어떤 느낌인지

주의를 기울이며 몸 전체를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몸의 어느 부위가 유독 불편한지 관찰했다.


이렇게 하다 보면 불안이나

두려움은 잦아들고

오직 현재에만 머물게 된다.


마음이 불안정하면

몸도 긴장한다.


몸의 감각에 귀 기울이다 보면

마음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2. 긍정적 의미 찾아내기


아픔과 슬픔의 시기를 보낼 때

우연히 <온 파이어>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의 저자 존 오리어리는

전신 3도 화상, 생존 가능성 0%로

의사는 사망선고를 내렸지만,

절망적인 상황을 이겨냈다.


책<온 파이어>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다음과 같다.


“진정한 삶은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삶이다.

인생의 폭풍우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다.

하늘을 원망하는 대신 얼굴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느끼며 춤을 춰라.

한줄기 햇빛이 비칠 그 순간을 기다려라.

폭풍이 당신을 어디로

데려다줄지 궁금해하라.”


부정적인 사건들에는 그만큼

비슷한 크기의 긍정적 의미가 함께 담겨 있다.


‘이 모든 일이 나를 위한

준비였던 것은 아닐까?’하고 깨닫는 날이 온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독도 때문에 하루아침에 대박 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