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식물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26. 1. 14. 수요일 D+35

by 흩날림문고




문학상 공모전 결과를 기다리는 지금,

나는 발악하고 있다.


하루는 온전히 작가로 살아갈 날을 꿈꾸며,

터질 듯 부풀어 오르는 희망에 설레다가도,

다음 날은 작은 실패에도,

세상을 잃고 무너져 내린다.


회사는 점점 더 버거워지고,

웃음조차 노력이 필요한 서울살이에,

나의 미래도, 꿈도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아무것도 기대가 되지 않았다.

도망가고 싶다는 말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차라리 욕망하지 않는 인간이길 바랐다.

더는 원하는 것이 없어,

건조해질 수 있는 인간이길 기도했다.


반짝이는 별을 바라만 보는 내 삶이,

초라하고 눈물이 났다.


그러다 가까스로 기도했다.

결과가 어떻게 됐으면 좋겠다는 기도마저

내게는 사치였다.

그래서 이렇게 운을 띄었다.


부디 결과가 나올 때까지,
내 마음이 무너지지 않도록,
내 마음을 지켜주세요.


나는 한 치 앞의 내 인생을 모른다.

발표일 전의 나의 하루하루도,

발표될 결과도,

그 이후의 미래도,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어쩌면 나는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실패하고, 절망하고, 슬퍼할지도 모른다.


다만 남자친구의 말처럼,

나는 식물이 되고 싶다.


식물이 사계절을 겪으면서
추워하기도 하고,
꽃이 떨어지기도 하고,
피기도 하고,
가지가 되기도 하고,
그런 식물 같은 것 같아. 너는.



나는 그의 말을 닮은,

식물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자라나는 모습을 보고,

세상이 빛을 얻기를.

그 모습에 나 또한 위안을 얻으며,

나 자신을 더없이 사랑할 수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