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득히 메운 시간들

25. 10. 18. 토요일 D+16

by 흩날림문고




내가 아는 몇 안 되는 대학교 사람 중에,

선배가 결혼을 한다며 청첩장을 건넸다.


오랜만에 동기와 선배가 다 같이 모여,

술잔을 기울이며,

정신없이 옛 추억을 끄집어냈다.


양 볼에 경련이 일 만큼,

웃으며 새벽을 보내다,

집에 돌아오며 생각했다.


세월은 금세 지쳐버린다고.

모인 이 순간이 너무도 즐거웠지만,

이제는 각자가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그것이 먹먹하긴 해도,

기꺼운 즐거움으로,

수용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버렸다는 것.


요즘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를 만큼,

눈이 뜨면 시간이 사라지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야근, 발레, 데이트, 약속.

예전처럼 사색에 잠길 시간도 없이,

아침에야 겨우 해와 조우하고,

올빼미마냥 달빛 사이를 헤집고 다니지만,

여전히 하늘을 올려다볼 마음이 남아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시간을 빈틈없이 메우고 싶다.

사랑, 감사, 기쁨, 평안, 즐거움으로. 그득히.




서촌에 브런치스토리 팝업 전시회를 다녀왔다.

생각보다 할 거리가 많아 나름 즐거웠다.


오랫동안 꿈꿔온,

나만의 문학살롱.


소설 속에 둘러싸여,

요리하고 글 쓰는 이야기쟁이로,

구김없이 마음껏 펼치며 사는 그런 날이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