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에 대해
코로나 이후 지난 2년 간 내가 진행한 강의의 85%쯤은 비대면 강의였던 것 같다. 대면 강의가 꽤 있었는지 물을 분들이 계실까 하여 말씀드리자면 실제로 대면 강의가 전혀 진행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단계가 좀 완화되었을 때나, 중간중간 어쩔 수 없는 필요에 의해 진행된 대면 강의도 적지 않게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동안 진행하면서 생각이 들었던 비대면과 대면 강의의 장단점에 대해 잠깐 짚어보고자 한다.
익히 아시다시피 비대면 강의의 장점은 일단 위치의 한계, 거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크다. 거기에 코로나로 인한 우려스러운 상황에서도 전혀 부담감 없이 필요한 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은 무엇보다 장점이다.
기능을 잘만 활용하면 거의 대면 강의에 준하는 정도까지도 만족도를 끌어낼 수 있고, 어떤 장면에서는 오프라인 대면 강의보다 원활한 이야기들이 오갈 때도 있다.
그에 비해, 대면 강의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현장성이다. 같은 강의라도 현장의 분위기와 사람들의 반응이 갈리고 그 갈림 속에 같은 내용으로도 전혀 다른 강의가 펼쳐지기도 한다.
초보 시절의 경우에 뭐가 튀어나올지 몰라 그 현장성이 부담스럽기도 했으나 지금은 그 현장성이 강의의 매력이라고 생각하는 쪽이 됐다.
그리고 평균적인 경우라면 무엇보다 참여자들의 집중력이 달라진다. 눈앞에서 얘기하는 강사와 화면 속에서 얘기하는 강사는 거리감이 확연히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거기에 오프에서만 진행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장점이다. 물론 요즘 같으면 오프라인이라도 이런 활동은 자제하게 되기는 하지만...그래도 그 장점은 확연히 강의의 즐거움을 높여준다.
비대면 강의의 단점은 위의 장점의 반대가 되겠다. 현장감이라는 것이 확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고, 참여자들의 집중력도 저하된다. 특히 참여자들이 어떤 이유로든 화면을 끄고 강의에 참여하는 경우는 그야말로 최악이다. 그 얘기는 강의 중 무엇이든 ‘다른 활동’을 한다는 것이니 강의가 기억에 남을 리 없다.
그리고 특별한 활동에 있어서 대면보다는 훨씬 제약이 많다는 것도 사실이다.
대면 강의의 단점은 거리나 위치에 구속되고, 접촉의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이 크다. 때로 지나친 현장성이 강사의 노련한 강의로 컨트롤 되지 않을 때 엉망인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한다.
어느 현장이건 기대치 않았던 존재감(?)을 드러내는 분들이 꼭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시대가 그러니 각자 상황에 맞게 활용할 일이다. 그러나 한 가지 강사로서 꼭 이것만은 교육현장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이 두 가지 있다.
첫 번째는 업무현장에서 화면을 끄고 참여하는 교육은 지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좋은 평가를 받기를 바라는 것은 장작에 물을 끼얹고 불이 붙기를 기다리는 것과 다를 게 없다.
두 번째는 적어도 참여자들에게 줌에 관련된 기본 기능 정도는 숙지시키는 작업을 미리 좀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능을 전혀 못 쓰는 참여자들은 결국 듣기밖에 할 게 없고, 당연히 참여의 재미도 하락한다. 사실 이 점이 비대면 강의의 가장 큰 맹점일 것이다. 도무지 이런 것에 익숙해지지 않는 사람들도 존재하니 말이다.
실제 여건이 다 받쳐주는 경우는 드물지만, 이 정도만 지켜질 수 있어도 교육의 질은 설사 비대면이라도 해도 확연히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그런 시기와 강의 환경을 기대해본다.